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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美 정상회담 전까지 여전한 美조야 회의론 “김정은 핵 포기 없을 것”
-의회 중심 “‘北 핵 포기 절대 없다’는 인식 강해”
-상원 15명 중 11명 ‘김정은 핵 포기 안해’ 응답 

미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 [연합]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하노이 북미회담 후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조야에선 여전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 포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의회가 북한 핵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도 크게 좁혀지진 않은 상태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한미관계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8일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류가 여전히 강하다”고 밝혔다. “북한의 행동변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건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 1명 뿐’이라는 분위기도 그대로”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특히 이같은 기류는 해리티지 재단 등 보수 싱크탱크와 미 상원 등에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지난 4일(현지시각) 상원의원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1명은 북한 비핵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했다. 설문 참여자 가운데 무소속을 비롯한 야당(민주당) 의원 모두는 북한의 핵 포기를 회의적으로 봤다. 여당인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절반은 북한 핵 포기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물론 이번 설문조사는 상원 전체(100명)를 대상으로 하지 않았기에 통계적 유의성은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조사에 응한 상원의원 상당수는 미국 대북정책 결정에 깊이 관여하는 외교ㆍ군사위원회 소속이다. 야당 원내대표도 포함돼 있다. 결과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제재가 강하게, 오래 지속되지 않는 한 김정은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과 면담한 적이 있는 다이엔 파인스타인 민주당 의원도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을 매우 낮게 봤다.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는 “그는 핵 보유를 체제유지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의원들도 대체로 김 위원장의 핵 포기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제임스 인호프 공화당 군사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란 확신은 들지 않는다.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빅딜’로 수렴하는 미국의 협상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상당한 수준으로 감축하고 추가 핵무기 생산 역량을 동결하는 합의라도 가능할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인스타인 의원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장기적 해법을 제시했다.“북한이 핵무기를 방어적 수단으로 갖고 있는 상황에선, 남북 경제교류를 늘리는 것이 유일한 장기적 해법이라고 본다”고 그는 밝혔다.

미국 전문가그룹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른바 단계적 접근법이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회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한 기고문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해야할 일은 절충안을 찾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비핵화 목표를 세우되 단계적 접근법을 모색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밝혔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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