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해외 탈북민 생명위협 방관만 할 것인가”…못믿을 외교부
-北인권단체 “전화 한통 안해서 사람 목숨 위태” 외교부 비판
-“국회 부의장, 외통위원장 등 만나 사태 심각성 전했다”
-정부는 침묵, 일각선 주무부처 혼선 따른 ‘늑장대응’ 지적도

강제북송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진 ‘동남아 탈북민’ 문제에 대해 북한인권단체들이 외교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를 찾아가 해당 상임위의 미지근한 대응을 질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당국은 현재 공식 입장을 최소화하며 침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강제북송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진 ‘동남아 탈북민’ 문제에 대해 북한인권단체들이 외교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외교부의 늑장 대응으로 그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를 찾아가 해당 상임위의 미지근한 대응을 질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당국은 현재 공식 입장을 최소화하며 침묵하고 있다. 주무부처 간 업무 혼선이 이번 일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상학 북한인권단체총연합 상임대표는 5일 “전화 한통 안해준 우리 외교공관 때문에 그들 목숨이 왔다갔다 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미진한 대응을 꼬집었다. 지난 4일 한 언론은 탈북을 주도한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를 인용, 중국 국경을 넘어 이달 1일 동남아 국가로 넘어간 탈북민 3명이 이틀 뒤 중국으로 다시 추방됐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탈북민 지원단체와 가족 측은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우리 외교 당국은 “기다리라”고만 하며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탈북에 깊이 관여한 인물을 잘 알고 있는 박 대표는 “(그 탈북민들은) 중국 국경을 넘어 베트남 남쪽으로 한참 내려가 인접국 라오스를 거쳐 태국서 (한국행) 비행기를 탈 계획이었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나 베트남 대사관에서 제대로 보증해줬다면, 베트남 당국도 이들이 라오스로 가는 것을 허용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 외교공관의) 전화 한 통을 36시간이나 기다렸지만 연락 한번 없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지난 4일 오후 국회를 찾아 ‘왜 가만히 있느냐’며 따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주용 국회 부의장ㆍ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 등을 직접 만나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고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했다.

북한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제3국 탈북민은 통상적으로 중국 국경을 넘어 베트남-라오스-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온다. 그러나 중국으로 다시 추방되면 90%이상은 중국 공안에 인계돼 강제북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일반적으로 중국으로 ‘재추방’ 당한 탈북민들은 중국 국경경비대에서 공안으로 인계돼 북한으로 보내진다” 며 “탈북민들 입장에선 최악의 경우에 빠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깊은 침묵에 빠졌다. 외교부는 4일 기자들에게 “주재국 당국과 접촉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강제 북송 금지를 요청했다”고 설명한 뒤 추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도 “일일이 확인하기 힘들다는 것을 양해해 달라. 중대한 사안”이라고만 밝힐 뿐 말을 아꼈다. 정보 당국도 같은날 “아무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 아예 언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일각에선 해외 탈북민 한국 입국을 관장하는 정부 부처간 혼선이 이번 사태를 빚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청한 대북 소식통은 “사실 이런 건은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초기 대응을 해왔다. 외교부는 탈북민들이 현지 공관에 들어온 다음부터 관련 절차를 처리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중국 저장성 북한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사건 등 이른바 ‘기획탈북’ 의혹에 국정원이 거론된 이후론 정보부처의 탈북민 관련 사무 범위가 대폭 줄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주무부처 간 혼선이 있는 상황에서) 외교부 대응은 기대에 못미친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탈북을 주도한 단체 측은 5일 중국으로 추방됐던 탈북민 3명이 동남아 한 국가로 다시 돌아왔다고 밝힌 상태다. 애초 탈북한 6명의 신변도 일단은 안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factis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