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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ㆍ3보선 이후 정국]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의 심상찮은 文 이탈…진보여권 ‘빨간불’
-여영국, 강기윤에 불과 504표로 신승
-바른미래 등 표 더하면 사실 진 승부
-부쩍 진보 찍어주던 PK…유턴 분위기

경남 창원성산 4ㆍ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여영국 정의당 당선인이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병원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PK(부산ㆍ경남) 민심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최근 정부여당 편으로 기울던 PK가 재차 ‘보수텃밭’이 될 여지가 보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진보여권에선 이미 ‘적색불’이 켜졌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는 4ㆍ3재보궐 선거판에서 여지없이 확인됐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영국 정의당 후보는 4ㆍ3 창원성산 보궐선거의 최후 승자의 영광을 안았다. 이어 강기윤 자유한국ㆍ손석형 민중ㆍ이재환 바른미래ㆍ진순정 대한애국ㆍ김종서 무소속 후보 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표 차이다. 더불어민주ㆍ정의당 단일후보로 뛴 여 당선인의 득표율은 45.75%(4만2663표)다. 강 후보(45.21%ㆍ4만2159표)와 0.54%차로 피 말리는 싸움 끝에 고지에 오른 셈이다. 고작 504표에 불과한 수준이다. 개표방송에서 여 후보는 계속 밀리다가 막판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에 선거에서는 이겼지만 이념 싸움에선 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이 제기된다. 강 후보와 이 후보, 진 후보를 범야권이라고 할 때 합산 득표율은 49.67%(4만6331표)다. 여 당선인과 손 후보를 범여권으로 묶을 때의 합산 득표율(49.54%ㆍ4만6203표)보다 0.13%포인트 높은 수치다.

경남 창원성산은 PK 중에서도 상징적인 곳이다. 창원국가산업단지로 출근하는 노동자 12만4000여명 중 대부분이 이 지역에 살고 있어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린다.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 소속이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17~18대 총선,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0대 총선 때 수월히 당선된 점 또한 이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실 여 당선인이 더욱 큰 표 차이로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승부였다”며 “범야권이 심판론을 들고 선전한 셈”이라고 풀이했다.

경남 창원성산 4ㆍ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가운데)가 지난 3일 창원시 선거사무실에서 개표방송을 보던 중 낙선이 확실시되자 실망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진보여권에선 이번 결과의 의미를 간과한다면 내년 총선 때는 PK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피어나고 있다.

사실 이들에게서 PK 위기론은 예전부터 거론됐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심상치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ㆍ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한 결과, PK 지역이 본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31%였다. 이는 ‘보수 성지’라는 TK(대구ㆍ경북)의 32%보다 낮은 수준이다. 부정 평가도 62%로, TK(50%)를 12%포인트 크게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등에 따른 창원성산 지역경제의 피폐화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PK에는 현재 민주당 소속의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오거돈 부산시장이 있다. 특히 부산의 구ㆍ시ㆍ군의장을 보면 민주당 13석, 한국당 2석, 무소속 1석으로 사실상 민주당의 밭이었다. 불과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 때 뽑힌 인사들로, 아직 한 해가 채 지나지 않았는데 민심이 이처럼 식고 있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20대 총선 때 부산에서 18석 중 5석을 가져온 후부터 살짝 옅어지던 ‘부산 험지설’이 다시 짙어지고 있다”며 “이대로면 내년 총선 때는 지금의 의석 수 유지마저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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