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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식 국경장벽 쌓기…주한미군에 ‘나비효과’ 불러오나
세계 미군예산 일부 전용 검토
美국방부, 사업목록 의회 제출
탱고·군산 격납고 포함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접경지역 국경장벽 건설을 추진중인 가운데 미 의회가 ‘장벽’ 예산의 일부만 승인하자 전세계의 미군 예산 중 일부를 장벽 예산으로 전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성남 소재 한미연합사령부 군용 벙커 ‘탱고 지휘통제소’, 전북 군산 공군기지 무인기 격납고 예산이 삭감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식 장벽 건설의 나비 효과로 주한미군 올해 운용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셈이다.

20일 미 언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미 본토와 전세계 미군 예산을 전용하는 내용을 담은 21쪽 분량의 국방분야 건설사업 목록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최종 승인한 내년도 예산안에 자신이 요구한 국경장벽 예산 일부만 포함되자 지난달 멕시코 접경지역에 대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행정부는 의회 동의없이 총 66억달러(약 7조4600억원)의 예산을 전용해 장벽 건설에 쓸 수 있다.

전용 검토 대상으로 제출된 목록에는 미국과 전세계에서 진행될 총 129억달러(약 14조6000억원) 규모의 사업 수백 개가 담겼다. 국방부는 필요할 경우 이 중 36억달러(약4조800억원)를 우선 전용해 장벽 건설에 쓸 계획이다.

이 목록에 경기도 성남의 탱고 지휘소 지휘통제시설과 군산 미군 공군기지 무인기(드론) 격납고 예산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탱고 지휘소는 한미연합사 군용 벙커로, 전술 핵무기 공격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존재 자체가 기밀사항이었으나 2005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 국무장관이 이곳을 방문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목록은 아직 검토 단계로, 예산 전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번에 제출된 목록에는 지난해말 기준 아직 자금이 지원되지 않은 국방 건설사업이 모두 포함됐다. 예산에 따라 금액이 배정됐지만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프로젝트가 해당된다. 군 주택이나 막사 건설 예산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미 의회가 이 목록들을 검토해 계약이 체결됐거나 군 주택이나 막사 예산 등 비상사태 선포로 영향을 받지 않는 예산들을 가려내게 된다.

경기도 성남 탱고 지휘소는 올해 회계연도 예산이 1750만달러(약 197억원), 군산 공군기지 무인기 격납고는 2018 회계연도 예산이 5300만달러(약 599억원)로 돼 있다.

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기 위한 결의안을 상하 양원에서 통과시켰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의회가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면 상하원에서 각각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의석 분포상 이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미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김수한 기자/so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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