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인하분 순차적 반영
올해 또 8000억 줄어들듯
비용절감→소비위축 우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급감했다. 수년전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져 온 가맹점수수료 인하 탓으로 분석되다. 올해부터는 지난해 이뤄진 8000억원 규모의 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까지 반영될 전망이다.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카드사들의 비용절감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내수소비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 등 2018년도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5개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은 전년대비 평균 30%가량 감소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가 1조4857억원으로 2017년(2조4340억원)과 비교하면 39.0%(9483억원)나 급감했다. 5개사 중 가장 높은 하락율이다. 그나마 수수료 비용을 2017년 2조2642억원에서 작년 1조2521억원으로 44.7%(1조121억원)를 줄여 순수수료 수익은 2325억원의 플러스를 지켜냈다. 지난해 순익은 5178억원으로 전년보다 42.4%(3810억원)나 쪼그라들었다.
KB국민카드도 수수료 수익이 25.0% 줄었다. 2017년 1조9100억원에서 작년에 1조4264억원으로 4747억원 감소했다. 역시 수수료 비용을 34.3%(6066억원) 줄여 작년에 2647억원 순수수료수익을 기록했지만 순이익 감소(-3.5%, 103억원)을 피하지 못했다.
하나카드는 수수료 수익이 1년새 2840억원 줄었지만 감소율은 18.8%(1조5127억원→1조2287억원)로 주요 5개사 중 가장 낮았다.
삼성카드는 1조7431억원의 수익에서 1조1421억원으로 6000억원이 넘는 34.5%의 감소율을 보였고, 롯데카드도 8951억원에서 5640억원으로 3311억원(37.0%)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작년 11월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발표, 신용카드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을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 가맹점으로 확대하는 등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전산망 개편 등의 이유로 올 1월말부터 적용됐다. 그 결과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카드가맹점수수료가 1월보다 9.1% 떨어졌다.
이로써 업계는 올해 수수료 수익이 작년보다 또 8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각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이 현재 진행 중인 대형가맹점들과의 수수료율 협상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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