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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하노이, 압박하는 美ㆍ고심하는 北
-비건, 제재유지 확인…“北과 외교 열려있어”
-北 신중모드…中ㆍ러 정상회담 카드 주목

조태열 유엔주재 한국대사가 14일(현지시간) 뉴욕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오찬 회동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회동에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사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보름 이상이 지난 가운데 북한과 미국의 행보에서 뚜렷한 차이가 감지된다. 미국은 하노이 이후 ‘일괄타결식 빅딜’ 전략을 확고히 하고 대북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미국은 대화의 문은 열어놓겠지만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이행까지 제재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4일(현지시간) 뉴욕의 주유엔 미국대표부에서 15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 비핵화까지 제재 지속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는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한반도 문제 당사국으로 조태열 주유엔 대사와 벳쇼 고로 주유엔 일본대사도 미측의 초청으로 참석했다.

앞서 국무부는 이날 회동에 대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까지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주제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대북제재가 핵심임을 예고했다. 외교소식통은 “비건 대표가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는 한편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을 얘기했다”며 “현재의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북한이 도발하거나 다른 길을 가지 않도록 관여해 프로세스가 재개되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소개했다.

미국은 대북압박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판단하고 지속적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빅딜 대화테이블로 이끈다는 구상이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북한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이 온전하다고 지적한 보고서 발간 직후 우려와 환영의 입장을 표시하고, 표현을 다소 완화하기는 했지만 북한 인권문제를 지적한 국무부 인권보고서 공개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북한과의 대화는 계속 이어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회동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비록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생산적이고 건설적이었다”면서 “앞으로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북한과 관계를 유지하고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북한은 신중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국가기구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공식루트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노선에 대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우리민족끼리’와 ‘려명’ 등 선전매체를 활용해 ‘완전한 비핵화 입장이 확고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회담 결렬 책임을 미국에 돌리거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자제하는 등 조심스런 모습이다. 논란을 야기했던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서도 추가 이상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추가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대북소식통은 “북한은 ‘행동 대 행동’ 비핵화 원칙을 미국이 거부한 상황에서 새로운 길 구체화를 포함해 고심이 깊을 것”이라며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비롯한 대외관계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이후 내부정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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