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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세한 여성시선·감각적 영상…젠더 다양성으로 역사 재구성
베니스비엔날레 5월 개막…미리보는 한국관
베니스비엔날레 5월 개막…미리보는 한국관

2019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단체사진, 제인 진 카이젠<왼쪽부터> , 정은영, 김현진, 남화연 [한국예술위원회 제공]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섬세한 시청각적 구현이 촉각적으로 느껴질만큼 입체적이고 감각적인 영상작품들’로 채워진다. 그러나 담고있는 내용은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맡은 김현진 감독은 “역사를 다시 읽고 쓰는 새로운 동력으로 젠더 다양성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전시 주제는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다. 소설 ‘파친코’ 첫 문장이다. 재미동포 작가 이민진이 집필한 ‘파친코’는 재일동포 4대가 겪은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았다. 김 감독은 “역사에 굴종하지 않고, 균열과 분투를 두려워하지 않는 다양한 주체가 주인공”이라며 “지난 세기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에서 감춰지고 잊히고 버림받거나 비난 대상이었던 이들을 새로운 서사 주체로 조명하려 한다”고 했다.

한국관 작가로는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이 참여한다.

남화연 작업은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코스모폴리탄 안무가’ 최승희(1911∼1967)를 전시장으로 불러낸다. 작가는 최승희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식민과 냉전, 근대화, 국가주의를 벗어나려 한 근대 여성의 삶과 예술을 재구성한다.

이제는 스러지다시피한 여성국극을 10여년간 조명한 정은영은 2세대 배우 이등우의 삶을 기록하면서 트렌스젠더 전자음악가 키라라 등 퀴어공연 계보를 잇는 퍼포머 4명의 공연 미학을 조명한다.

제주에서 태어나 덴마크에서 자란 제인 진 카이젠은 바리 설화를 차용했다. 부모를 위해 희생된 딸이 부모를 구하고 신이 되는 내용의 설화는 동아시아 근대화가 야기한 문제를 반성하고 이를 탈주하는 가능성의 신화로 해석된다.

세 작가 모두 영상작업을 선보이기에 음향간섭 최소화와 전시집중도 높이기가 상당한 난이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감독은 “한국관 자체가 복잡한 선들로 이뤄져 있어, 중층적 의미들이 접속하고 경합하는 헤테로토피아적 공간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축가 최춘웅이 함께 참여했다.

한편, 올해 제 58회 베니스비엔날레는 ‘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를(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을 주제로 5월 11일부터 11월 24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과 아르세날레 일대에서 열린다.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관장인 랄프 루고프(Ralph Rugoff)가 총감독을 맡았고, 주제는 중국 명대 말기 문학자인 펑멍룽의 저서에 나오는 ‘난세에 사람으로 살기보다 태평기에 개가 낫다(寧太平犬,不做亂世人)’에서 차용한 영문 속담이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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