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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철 건강 주의 ①] 봄맞이 산행, 건강 위협하는 ‘복병’ 조심하세요

-발목 삐거나 관절 질환 악화될 수도
-발에 피로 누적되면 족저근막염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추위 때문에 활동이 줄어들었던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싱그러운 봄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많은 사람이 봄맞이 산행을 계획한다. 하지만 즐거운 등산에도 숨은 복병이 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산에 오르다가는 뜻밖의 큰 부상을 얻을 수 있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정형외과 이창훈 교수는 “평소 자신의 체력과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봄철 산행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리한 등산 코스를 선택하거나 사전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았을 때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무리한 산행 후에 생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흔히 ‘알이 배겼다’고 말하는 지연성 근육통이다. 허벅지, 종아리, 허리 근육 등에 피로 물질이 쌓여서 느끼는 일종의 근육통으로 짧게는 2~3일, 길게는 7일 이상 증상이 이어진다.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휴식과 함께 환부에 20분 정도 온찜질 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다.

근육통 외에 산행 도중 가장 많이 입는 부상은 무릎관절, 발목관절 그리고 허리 손상이다. 신체균형과 유연성 부족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심한 경우 연부조직파열 골절과 관절연골 손상을 입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산을 오를 때에는 몸의 자세가 허공에 떠 있는 시간이 적고 무게 중심이 비교적 낮아 신체가 많은 체중 부하를 받게 된다. 이로 인해 관절이 압박을 받아 관절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반면 하산 시에는 신체의 무게 중심이 높고 허공에 떠 있는 시간이 많아 신체 불균형 상태에서 일어나는 낙상으로 인한 손상이 많다. 산은 평지가 아니라 경사도가 있는 지형이기 때문에 다리를 펴고 굽힐 때 근육의 근력 강도를 조절해 주어야 하는데 이 때 신체의 전반적인 유연성과 균형이 중요하다.

산을 오를 때 자세는 반드시 발 전체가 지면에 완전히 닿도록 하여 안정감을 확보한 다음 무릎의 각도를 충분히 쭉 뻗으면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어중간한 무릎의 각도에서 체중을 이동하면 무릎관절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내려올 때는 발바닥을 가볍게 지면에 접촉시키며 무릎관절을 살짝 굽혀 마치 발바닥에 스프링을 착용한 것 같은 탄력성을 주어 충격을 흡수하도록 한다. 시선은 서 있는 상태에서 발자국 앞에 두도록 해 전신균형을 유지한다.

이 교수는 “이처럼 산을 오를 때에는 근력의 유연성이, 하산 시에는 몸의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며 “등산 전에 충분히 몸을 풀어주고 산행을 마치고 난 뒤에도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행 중 발목이 삐끗하는 경우도 흔하다. 발목염좌를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가능성이 높아진다. 발목의 인대가 약해져 자주 접지르게 되면 발목 관절의 연골까지 손상을 받아 발목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이홍섭 교수는 “발목을 삐었을 경우 침이나 찜질 등으로 통증이 나아지면 아무런 치료 없이 그대로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발목으로 생활하면 발목 관절의 만성 불안정성이 유발되고 결국 발목관절염으로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초보자가 아닌 등산을 오래 하는 사람들이 입게 되는 가장 흔한 부상 가운데 하나가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으로 스프링처럼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거나 아치(발바닥에 움푹 파인 곳)를 받쳐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족저근막 중 뒤꿈치뼈 부위에 반복되는 미세 외상에 의한 만성적인 퇴행성 질환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일종의 과사용 증후군으로 갑자기 운동량이 많아졌거나 오래 걸었을 때 발생하기 쉬운데 등산을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 족저근막염이 생기는 이유는 족저근막이 평지에 있을 때보다 산을 오를 내릴 때 더 쉽게 피로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다거나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 느끼는 심한 통증이다. 이런 증상들은 조금만 걷고 나면 사라져버리는 특징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1~2주간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족저근막 및 아킬레스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 산행 후에는 캔 음료 등을 차갑게 만든 후 발바닥 아치에 대고 문질러 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 교수는 “그러나 만성일 때는 산행 횟수를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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