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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한결의 콘텐츠 저장소] 애니메이션 환상세계가 그대로 무대에…브로드웨이 뮤지컬 ‘알라딘’
Original Broadway cast of Aladdin Cylla von Tiedemann [브로드웨이닷컴 제공]

흔히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라고 하면 으레 화려한 무대와 멋진 춤과 노래를 연상한다. 이것이 브로드웨이 극장가의 환상일 것이다. 고풍스러움을 자랑하는 뉴욕 맨해튼의 뉴 암스테르담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알라딘’은 이러한 환상을 충족하기에 매우 충분한 공연이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이 너무나도 유명한 탓에 나의 관람 주요 포인트는 ‘시공간의 제약이 있는 무대에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오리지널의 벽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였다. 특히 실사영화 ‘알라딘’이 올 봄 개봉을 앞두고 있고, 윌 스미스가 램프의 요정 지니로 출연한다는 소식에 덩달아 뮤지컬 ‘알라딘’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그렇게 우려와 기대 속에 관람한 뮤지컬 ‘알라딘’은 그 명성답게 외적인 볼거리의 향연을 여과 없이 펼쳐내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기막힌 쇼로 완벽하게 무대화했다. 익숙한 OST와 함께 형형색색 화려한 의상과 장식들 그리고 무희들의 현란한 춤은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의 사랑을 다룬 낭만적 주제와 램프요정 지니의 강력한 존재감으로 환상의 세계를 펼쳐내는 형식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첫 장면에서 오는 그 강렬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오프닝넘버 ‘아라비안 나이츠(Arabian Nights)’가 웅장한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무대를 가리고 있던 거대한 양탄자 무늬의 막이 걷히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화려하고도 눈부신 첫 장면에 그대로 압도당하고 말았다. 그런가 하면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램프의 요정 지니의 등장이다. 연기가 피어나는 타이밍에 맞춰 무대바닥에서 연기처럼 회전하며 피어오르듯 등장하는데, 그를 맞이하는 박수가 쏟아져 나온다. 마법과도 같이 깜찍한 트릭으로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는 지니는 이 무대의 단연 스타였다. 대사와 표정연기에서 희극적 재치가 넘쳐나고 중량감 있는 몸매에서는 귀여움이 묻어나오면서 매력적인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실제로 그는 뚱뚱한 몸을 이끌고 무대 위를 가로지르며 역동적으로 춤을 추고 뮤지컬넘버를 열창하며 극의 중심에서 이끌어 나갔다.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가 ‘알라딘’의 대표적인 넘버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를 부르며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은 애니메이션과 같이 환상적인 하이라이트였다. 그리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희들의 에너지 넘치는 춤은 매 장면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주며 임팩트를 만들어냈다. 음악의 정확한 템포에 맞춰 간결하게 움직이는 단순한 동작부터 고난도의 기교를 자유롭게 남나들면서 배우들의 연기와 유기적 배합을 완벽하게 이루어냈다.

뿐만 아니라 코미디로 풀어내는 장면들, 알라딘이 근위병을 따돌리거나 싸우는 장면이나 지니가 선보이는 화려한 금빛 쇼와 유머러스한 말장난 그리고 자파(악당)와 그의 조수 이아고의 케미는 큰 웃음의 원천이었다. 스펙터클하면서도 밝고 유쾌한 형태를 유지하며 애니메이션에서 표현되는 많은 장면들이 손색없이 무대에서 펼쳐졌다.

뮤지컬 ‘알라딘’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방불케 하는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가 크게 한 몫 하는 가운데 상상력과 아이디어 그리고 무대기술의 조화로, 뮤지컬이라는 것이 공간적, 물리적 제약을 충분히 넘어 설 수 있는 장르임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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