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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건강포럼-민병주 소호클리닉 피부과 외과 원장·의학박사]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위한 小考

  • 기사입력 2019-02-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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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1년 반 전 말기암을 진단받고 수술 불가한 상태라 항암치료만 받다가 그마저 몇 개월 전 중단했다. 아버지도 의사로서 당신의 병을 잘 알고 계시기에 처음부터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으셨다. 안타까움과 작은 희망으로 항암치료를 했지만 그 과정이 어렵고 호전이 없어 힘들어하셨다. 아버지의 뜻으로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집에 계시다 급격히 기운이 떨어지고 식사를 못해 병원으로 다시 모셨고 우리는 연명치료중단서를 작성했다. 아버지는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 병실에서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남기시고 편안하게 임종을 맞으셨다.

대학병원에 근무하며 많은 환자의 죽음을 목도했다. 그 경험에서 얻은 생각은 질병 치료는 매우 중요하나 그에 못지않게 덜 아프고 덜 고통스러운 죽음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의학적인 접근은 그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죽음이 거의 확실한 경우 치료에 대한 선택은 덜 아프고 덜 고통스러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판단은 담당 의료진이 제공하는 정확한 의학적 지식에 근거해야 하고, 환자 및 가족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덜 고통스럽게, 가족들 옆에서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그러나 미리 치료의 범위를 설정하지 않는다면 의사들은 환자가 가망 없는 상태로 판단돼도 모든 지식과 기술을 동원하여 생명을 연장시켜야 한다는 윤리적인 압박을 받게 된다. 또한 가족들도 환자의 마지막 순간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연명치료를 받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도 적지않다.

지난 해 2월부터 일명 ‘존엄사법(환자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1년간 연명치료중단을 이행한 사례가 3만5000건을 넘었다고 한다. 사전 연명의료의향서는 연명치료, 즉 임종과정에 있을 때 시행하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치료, 혈액투석, 일부 항암제투여 등 효과없는 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미리 작성한 문서를 말한다. 존엄사법 시행 이후 벌써 11만명이 의향서를 작성했다고 하니 이 법이 빠른 시간내에 정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연명치료중단결정 이후 환자치료의 범위와 질이다. 연명치료중단이 곧 모든 형태의 치료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줄이는 통증치료, 배변과 배뇨의 도움, 수분과 영양의 공급 등의 완화치료는 지속되어야 한다. 결국 연명치료 중단의 결정과 동시에 또 다른 종류의 치료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호스피스나 요양의료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료분야는 아직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태다. 상급의료기관에서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고 있기는 하나 사전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이 11만명을 넘는 상황인 만큼 턱없이 부족할 것이 뻔하다.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한 이후에 제공해야 하는 의료 행위에 대해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재정립해야 할 시기가 됐다. 환자와 보호자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대안으로서 충실한 의료서비스가 가능한지가 연명치료중단의 본질이다.

민병주 소호클리닉 피부과 외과 원장·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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