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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한중 신경전…韓 “할말 세게 할 것” vs 中 “남 탓 말라”
-한ㆍ중 환경협력회의 앞두고 ‘설전’
-中, 공개적으론 “서울 공기 질 사실상 그대로”
-이면에선 ‘중국 영향 가능성’ 배제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지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아래)이 오전(위)에 비해 맑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다른 사람이 자기한테 영향을 준다고 맹목적으로 남 탓만 하다간 미세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것이다.”(중국 측)

“서쪽서 불어오는 황사가 베이징을 덮치고 한국까지 넘어오는 상황에서 바보가 아닌 이상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한국 측)

미세먼지로 대기 질이 점점 악화하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점차 거세지는 모양새다.

양국 당국자들의 ‘기싸움’은 23일부터 서울서 열리는 한중 환경협력공동위원회를 앞두고 치열하게 전개됐다. 한국이 문제 제기를 하면 중국이 받아치는 국면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류빙장 중국 생태환경부 대기환경국장은 지난 21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2013년 이래 중국 주요지역 공기 질은 40%이상 개선됐다”며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서울의 PM2.5(1000분의 2.5㎜미만 초미세먼지) 농도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거나 다소 높아졌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 환경부 관계자는 “양국 간 회의에서 중국 측에 할 말을 세게 하겠다”고 대응했다.

국내 당국자의 이같은 반응엔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지난 2017년 12월 한중정상회의를 계기로 각종 외교채널을 통해 수차례 미세먼지 문제를 제기해왔다. 지난해 4월 한중경제공동위(차관급)를 비롯, 같은해 5월 한중일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의 회담, 11월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최근 1년새 정상급 접촉만 세 차례였다.

중국은 우리 측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겉으론 ‘우리 탓 말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지만, 이면에선 한국 미세먼지에 ‘중국 요인’도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한국과의 양자 (협의) 채널에서 한국 내 미세먼지 발생 관련 중국의 영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그러면서도 우리 측에 공동 대응을 통해 협력해 나가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겉과 속이 다른 중국 측 반응은 전날에도 이어졌다. 이날 서울서 열린 3차 한중 환경협력국장회의에 중국 측 대표로 참석한 궈징 중국 생태환경부 국제합작사 사장은 “오늘 서울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 보니 수치가 낮았는데 아침 공기 냄새가 매우 신선하고 좋았다. (서울의 대기 질 개선에) 진전이 있다”고 했다. 중국 대기오염과 별개로 한국은 공기 질이 좋은 점으로 미뤄 한국이 중국의 미세먼지를 탓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에 우리측 수석대표인 황석태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은 “한국은 미세먼지 경보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금 수준에 만족할 수 없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한편 한중 환경협력공동위에 참석하는 양국 대표단은 24일 기상청을 방문, 우리 기상 및 대기 질 예보시스템을 시찰키로 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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