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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GBC 착공 앞둔 삼성동…기대·우려 교차속 ‘정중동’
주변 부동산시장 표정은
이미 알려진 호재…반응 ‘무덤덤’
인근 중개업소 “문의조차 없어요”
시장 9.13대책 영향권 묶여 ‘꽁꽁’

GTX·환승센터 등 개발호재 풍성
중장기 ‘강남권 최고의 요지’ 기대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부지. 현대차그룹은 이 부지에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 센터(GBC)를 건립할 예정이다. GBC는 뒤쪽으로 보이는 국내 최고빌딩인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14m 높은 569m로 지어진다. [헤럴드경제]

“다른 때는 호재가 있으면 주민들이 먼저 전화해서 묻는데, 지금은 어떤 연락도 없네요. 9·13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의 시간이 멈춘 것 같아요.” (삼성동 S부동산)

“3시간만 앉아있다 가보세요. 사려는 사람은 물론 팔려는 사람도 전화 한 통화 안 올걸요.”(삼성동 M부동산)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정부의 최종 심의를 통과해 올 상반기 착공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8일 오후, 삼성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았지만 예상외로 정적만 감돌았다. 국내 최고 빌딩인 123층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높은 고층건물(569m)이 곧 착공한다는 기대감에 이 지역 부동산 매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질 것이란 기대감과는 딴판이었다.

▶9.13대책 여파에 잠잠, 개발호재 기대감은 여전=봉은사로 건너편 풍림 아파트 인근 T공인 관계자는 “GBC 호재는 이미 이 지역 아파트값에 다 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며 “당장 호가를 높이겠다는 집주인이나 매물 동향을 확인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 지역 중개업소는 ‘알려진 호재’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9·13 부동산대책 이후 매수세가 끊긴 것에 대한 답답함을 표현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인근 삼성래미안 앞 S공인 대표는 “기존에 안 팔렸던 게 이런 호재로 쫙 팔려나가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삼성 M공인 관계자는 “세금 부담 때문에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인 데다가 전세도 안 움직이고 있다”며 “9월부터 손발을 다 놓고 폐업상태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급매물이 늘어나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도 아니다. 개발호재가 많아 중장기적으로 가지고 있으면 분명히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풍림2차 인근 D공인 대표는 “매물이 나와도 1~2개 정도인 데다가 가격대가 높고 대출 규제 탓에 현실적으로 거래가 안 된다”며 “집주인들도 굳이 매도를 서두르려고 하지 않고 있어 급매는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중소형 빌딩, 상가 4~5년내 기회한번 올 것=이 지역 중소형 빌딩이나 상가 시장은 GBC가 착공한다는 기대감보다는 당장 한전이 빠져나간 데 따른 충격이 더 커보였다. 실제 GBC 부지를 둘러싼 건물들에는 ‘임대문의’ 플래카드가 곳곳에서 흔하게 발견됐다.

T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2014년 한국전력이 빠져나가고 유동인구가 줄자, 최근 몇 년간 이 지역 식당가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며 “GBC가 착공되면 공사인력이 몰려들 테니 주변 상권들도 때를 기다리며 겨우겨우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도 이들을 상대로 한 임대부터 꿈틀대지 않겠냐”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빌딩 중개 전문 중개업소인 원빌딩부동산중개 오동협 대표는 “한동안 개발 기대감으로 건물과 땅값이 급등했는데, 상권이 침체돼 상대적으로 임대료는 오르지 않으니 투자수익률이 너무 낮다”며 “최근엔 삼성동 중소형 빌딩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앞으로 개발 기대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중장기적으로 삼성동이 강남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동산 시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었다.

S공인 대표는 “이 곳은 서울에서도 가장 개발 호재가 집중된 지역”이라며 “GBC 준공까지 4~5년을 바라보고 있다. 그 사이에 기회는 올 것”이라고 했다.

한편, GBC 건설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264조8000억원, 고용창출은 121만5000명 등으로 추산된다. 이런 이유로 이 일대 땅값은 최근에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삼성동 167번지에 위치한 GBC 부지는 2018년 공시지가 기준으로 3.3㎡당 1억3200만원으로 2014년보다 2배 올랐다. 삼성동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 중 2개 노선이 교차하는 곳이고,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건설 등 각종 개발호재가 풍부하다. 

양영경 기자/y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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