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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어촌공사·헤럴드경제 공동기획][농촌관광 ‘UP’ 으뜸촌-정강원] 평창 자연이 빚은 맛, 금당계곡 전통한옥의 멋 ‘최고의 휴식’
1999년 ‘전통음식 체험관’ 건립
전통음식문화 보존·후학 양성
세미나실·음식박물관 등 갖춰

마당 가득메운 700개의 항아리
비빔밥·궁중떡볶이·두부 만들기…
강원도 관광 외국인의 필수코스

눈이 내리고 개울이 얼어붙는 계절, 농촌마을은 늘 그랬듯이 봄을 기다리며 ‘겨울나기’에 한창이다. 겨울맛이 제대로 나는 요즘 농촌마을 이색체험은 색다른 풍미를 안긴다. 모닥불을 지펴 고구마를 구워먹고, 군불로 데워진 사랑방 아랫목에 모여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 꽃을 피우며 사람사는 맛을 느끼기엔 한겨울이 제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겨울방학을 맞아 가족나들이를 하기에 제격인 올해의 ‘으뜸촌’으로 강원 평창 정강원 관광농원등 46곳을 선정, 발표했다. 으뜸촌은 경관·서비스, 체험, 음식, 숙박 등 네 개 부문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마을이나 농원을 말한다. 이에 본지는 올해 으뜸촌으로 선정된 강원 평창 정강원 관광농원, 대전 무수천하마을, 충남 청양 알프스마을, 경기 가평 별바라기마을 등을 현장 취재를 통해 자세히 소개한다.

평창강 상류 금당계곡 초입부에 자리잡고 있는 정강원 입구. ‘식객’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정강원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 및 숙박 체험 시설로 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헤럴드경제]

백두대간의 심장부인 오대산에서 발원해 강원 평창을 북에서 남으로 구불구불 휘돌아 영월에서 동강과 만나는 평창강. 그 평창강의 상류, 심산유곡의 깎아지른 기암절벽이 병풍을 이룬 금당계곡 초입부에 멋들어진 전통 한옥과 넓은 마당을 가득 메운 700여개의 항아리, 아름다운 정원이 주변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휴식과 힐링의 공간이 있다.

1999년 처음 만들어져 이제는 주한 외국대사를 비롯해 강원도를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된 정강원 관광농원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심상찮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름드리 나무 기둥에 기와를 얹고 정강원(靜江園) 현판을 내건 커다란 대문이 손님을 맞는다. 이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돌담과 정원이 펼쳐지고, 이어 마당을 가득 메운 장독대가 장관을 이룬다.

정강원이 설립된 것은 20년 전인 1999년이다. 전통음식 명인으로 김대중ㆍ김영삼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등 정ㆍ재계 유명인사들이 자주 드나들던 ‘동촌’ 한정식을 운영하던 조정강 선생이 전통음식문화의 보존과 후학 양성을 위해 사재를 털어 정강원을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아주 오지였지만, 금당계곡의 아름다움에 반해 이곳을 택했다고 한다.

조 명인은 1995년 부지를 매입하고 정원과 전통음식 체험관을 건립하는 등 조성 작업을 거쳐 1999년 개원했다. 그러다 개원 10년째가 되던 2009년 새 주인을 맞으면서 전면적인 리모델링과 전통 한옥 등 숙박시설의 신ㆍ증축 등을 통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정강원은 1만여평 부지에 정원과 전통음식 체험 및 숙박시설인 본관과 신관, 전통한옥, 각종 오락시설이 구비된 단체손님을 위한 별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세미나실, 음식박물관, 한복 체험관, 자연재배단지, 석빙고 발효실 등 다양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700여개의 항아리가 멋진 풍취를 자아내는 정강원 전통음식문화체험관 본관과 신관. 건물 1층에는 음식박물관과 한복 체험관, 한번에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식당 겸 음식체험관이 있고, 2~3층은 숙박시설이다.

정강원에서는 다양한 전통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원 평창과 봉평ㆍ진부 등 심산유곡에서 나는 제철 나물류 등 청정 재료를 이용한 비빔밥 만들기부터 궁중떡볶이ㆍ두부ㆍ송편ㆍ인절미ㆍ찹쌀경단ㆍ감자전ㆍ메밀전 등 각종 음식은 물론 고추장ㆍ고등어막장 만들기 등 장류와 김치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 인원은 적게는 10명부터 최대 500명까지 가능하다.

기자가 이 곳을 방문했을 때에도 중국 단체관광객 30여명이 비빔밥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었다. 조리 과정에 참여한 관광객들은 이를 즉석에서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체험이 곁들여지니 훨씬 맛 있고, 구미를 당기는 것 같았다.

이런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개인ㆍ가족 또는 단체로 한식을 즐길 수 있다. 제철 산나물과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한 비빔밥에서부터 12가지 밑반찬이 제공되는 정강원정식과 한정식이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이며, 메밀전ㆍ감자전ㆍ떡갈비ㆍ불고기전골ㆍ토종닭백숙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앞마당을 가득 메운 장독대와 그 건너 자연 풍광을 바라보며 전통한식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전통 방식 그대로 숙성시킨 고추장과 된장ㆍ막장ㆍ간장 등 장류와 계절 장아찌 등도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장류는 8년간 간수를 뺀 신안 천일염과 직접 재배한 유기농 고추를 태양에 말린 태양초, 강원도에서 생산된 햇콩 등을 이용한다.

숙박 시설은 전통 한옥에서 단체 숙박시설까지 최대 1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다. 층고를 높여 한옥 고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통한옥은 ‘ㄷ’자 구조로 총 12채의 방으로 이뤄져 있다. 최근에 구들을 새로 깔아 겨울철에도 외풍 없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신관에는 대규모 강당과 사우나 및 온돌식 숙소가 마련돼 있고, 별관 옆에는 구들을 뎁혀 메주를 띄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정강원은 2008년 인기드라마 ‘식객’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으며, 2014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식체험 부문 ‘관광의 별’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한국관광공사로부터 한옥스테이 인증을 받았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우수관광농원으로 선정됐다. 2016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6차산업 인증을 받는 등 한국의 대표 관광농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때묻지 않은 평창의 자연, 수려한 금당계곡과 멋진 조화를 이루는 정강원은 맛과 멋, 휴식과 감동이 있는 힐링의 공간이다. 백두대간의 심장부에 자리잡은 평창 정강원의 전통 음식과 문화 체험이 깊어가는 겨울을 더욱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평창=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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