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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헨 민주화에 관심… 文 대통령 “화합위해 진실규명 그만 얘기 없나” 꼼꼼 체크
2018 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 오후(현지시간) 군부 독재 시절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라플라타 강변에 마련된 국립역사기념공원을 방문해 희생자 가족 모임인 ‘5월광장 어미니회’ 회원들에게 1994년 한국 방문 당시 민가협 회원들과 찍은 기념 촬영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文 대통령, 29일 아르헨티나 국립역사기념공원에 추모-헌화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 홍석희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르헨티나를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국립역사기념공원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하고 헌화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비교하면서 관련 사안을 꼼꼼히 체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오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역사기념공원(Parque de la Memoria de Buenos Aires)을 찾았다. 현장에서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민주화 운동 당시 실종됐던 인사들의 희생자의 이름과 나이가 적힌 벅을 따라 걸었다.

아르헨티나 국립역사기념공원은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에 폭력으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고자 부에노스아이레스시(市) 북쪽 라플라타 강변에 조성됐으며, 당시 희생자는 약 3만명으로 추산된다. 아르헨티나는 1955년부터 1983년까지 모두 8차례의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고, 그 중에서도 1976년 쿠데타로 집권한 비델라 정권의 통치는 이른바 ‘더러운 전쟁’(Guerra Sucia)이라고 불릴 정도로 잔혹하고 억압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한국의 상황과 비교하면서 아르헨티나의 민주화 과정에 큰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벽에 적힌 것이 희생자들의 이름입니까”, “이 분은 나이가 18살이었습니까?”, “지금도 가해자들이 추가로 밝혀지면 가해자들을 처벌합니까?” 등을 물었다. 현장 관계자는 “지금도 가해자들을 색출하고 처벌을 강구하고 있다. 현재 2400명의 가해자들을 처벌했고 1200명이 구속됐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 화합 차원에서 진상규명을 그만하자는 요구는 없냐”고 물었고 현장관계자는 “아직도 시민들은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아직도 (가해자) 일부는 인권 유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이들(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기다리고 있다.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이 질문은 한국에서 일고 있는 ‘화합을 위해 진실 규명을 멈추자’는 일각의 목소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도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희생된 분들의 어머니 모임이 있다”고 아르헨티나 ‘5월 광장 어머니회’ 회원에게 소개했다. 아르헨티나의 ‘5월 광장 어머니회’는 군부독재 시기 실종자들의 어머니들이 세운 단체로, 설립 이후 41년간 목요일마다 항의 집회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 여성의 가슴에 달린 배지를 만지면서 “따님을 가슴에 품고 사시는군요”라고 말하며 해당 여성의 손을 꼭 잡아줬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에서도 같은 시기 군부독재에 저항하다가 희생된 분들의 가족 모임이 있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공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5월광장 어머니회 관계자들과 함께 라플라타 강변에 있는 헌화 장소로 이동해 국화를 강에 던졌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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