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北, 김정은 신의주 건설 지도 소식 같은 날 보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하고 관영매체를 통해 이를 공개한 것은 대내외를 동시에 겨냥한 메시지란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6일 “내용적으로 볼 때 대내용과 대미용 두 가지 메시지가 있다”며 “대내적으로는 경제에 집중하고 비핵화를 추진하지만 안보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시험장에서 진행된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켜본 뒤 “우리 국방과학자들과 군수노동계급이 나라의 방위력을 높이는 데서 또 하나 커다란 일을 해놓았다”면서 “오늘의 이 성과는 당의 국방과학기술 중시정책의 정당성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우리의 국방력에 대한 또 하나의 일대 과시로 되며 우리 군대의 전투력 강화에서 획기적인 전환으로 된다”고 의미를 부여한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북한 관영매체가 김 위원장의 신형 전술무기시험 지도 소식을 전한 날 별도 기사를 통해 신의주 건설계획 지도 소식도 함께 전한 것 역시 북한 내부를 추스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평안북도 안의 당, 행정 및 설계기관의 책임일꾼들과 함께 신의주시 건설총계획을 검토하시며 지도하시었다”면서 김 위원장이 신의주시를 현 시대의 요구에 맞게 보다 훌륭히 건설하는 데서 나서는 과업과 방도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공개된 사진에서 간부들과 함께 실내에서 신의주시 조감도를 가리키며 지시하는 모습을 보여 신의주시를 직접 찾기보단 평양 등지에서 지도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의 신형 전술무기시험 지도는 대외적으로 북미대화가 공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년여간 자제해 온 군사관련 행보를 재개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양 교수는 “대외적으로 볼 때 시기상 미국을 향해 빨리 대화에 호응해 나오라는 압박의 메시지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전술무기시험을 지도했다고 하더라도 무기체계 개발의 기밀성 등을 유지하기 위해 굳이 공개할 필요가 없는데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했다는 것은 다분히 모종의 효과를 얻겠다는 것”이라며 “전략무기가 아니고 전술무기라는 점에서 완전히 판을 깨겠다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일단 협상력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위원은 이어 “미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내년 초로 연기하는 등 시간을 지연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데, 북한으로서는 자신들도 호락호락하게 현 국면에 그대로 순응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신형 전술무기시험 지도의 주과녁판은 미국을 향하고 있지만 한국에 대한 불만도 일부 깔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들어 대남선전매체 등을 활용해 한국군 단독훈련과 한미 해병대연합훈련 재개 등을 겨냥해 ‘호전광들의 전쟁연습 소동’이라면서 남북 군사분야 합의 위반이라고 비난공세를 쏟아내고 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