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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라스·복층 1층 ‘시세가치’는 글쎄요
지난 2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문을 연 탑석센트럴자이 견본주택 내방객들이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단지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GS건설]
특화설계로 수요자 눈길잡기
경쟁률 높지만 수익률엔 의문
“실거주 부각땐 매력발산 가능”


아파트 1층이 테라스나 복층 등 특화 설계로 장점을 살리면서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파트에 살면서도 단독주택 같은 거주 여건을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지만 시세 차익의 측면에서는 불리한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지난 주말 견본주택에 5만여명의 수요자가 다녀간 경기도 의정부 ‘탑석 센트럴자이’는 1층 모든 타입(전용면적 49㎡)에 테라스 특화 설계가 적용돼 눈길을 끌었다. 전체 분양물량 818 가구 중 40여 가구가 해당된다. 테라스는 서비스 면적에 해당하기 때문에 무상제공된다.

이 아파트 정명기 분양소장은 “1층은 당첨돼도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 다시 분양을 해야 하는 등 문제가 있었는데 특화 설계를 해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주면 문제가 해소된다”며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가격도 로얄층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테라스형 평면은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두루 누릴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전원 생활이나 개성 있는 주거 공간을 선망하는 이들이 늘면서 단독주택 수요가 올라가고 있는데, 아파트의 보안 시스템이 결합된다면 방범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 요즘 아파트들의 조경 시설이나 커뮤니티 등이 발전하고, ‘지상에 차 없는 아파트’가 늘어난 점 역시 테라스형 평면의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실제 지난 6월 분양한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는 테라스형으로 조성된 1층의 분양가가 동일 타입 로얄층 가구에 비해 6000만~8000만원 가량 높아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경쟁률은 오히려 두 배 높았다.

롯데건설이 최근 공개한 1층 가구 복층 설계 평면 [제공=롯데건설]
1층을 복층으로 설계하는 시도 역시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롯데건설은 내년 상반기 분양할 동작구 ‘상도역 롯데캐슬’의 1층 가구 전용면적 84㎡를 3개 층으로 설계할 계획이다. 지상 1개 층과 지하 2개 층으로 한 가구를 구성하는 것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자녀 세대와 함께 살면서도 각자의 사생활을 지키고 싶은 부부나 부분 임대를 통해 임대 수익을 올리고 싶은 수요자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테라스나 복층 모두 특정한 수요층을 겨냥한 것이고 아직은 수요 저변이 넓지 않다 보니 추후 거래가 쉽지 않고, 가격 상승 여력 또한 낮다는 점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3년 경기도 화성시 ‘동탄 센트럴시티 더샵’의 1층에 복층형 설계를 처음 도입했으나 수요자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아 이후부턴 하지 않고 있다. 복층이 적용된 전용면적 115ㆍ131㎡는 5억원대 초중반에 분양됐는데, 4년 뒤인 지난해 거래가격은 5억원 후반대로 8000만원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97㎡는 4억원대에서 6억원대로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저층에 대한 선입견을 떨쳐버리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테라스형 평면도 마찬가지다. 2014년 분양한 대전 ‘죽동 대원칸타빌’은 1층 테라스 평면의 분양가가 다른 가구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높았지만, 최근 가격은 비슷해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집값이 많이 뛸수록 실거주 요건보다 환금성 등 투자가치가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며 “역으로 시장이 안정된다면 특화 설계의 매력이 더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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