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장(醬) 담그기, 늑장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유형,공연,공예에 치우친 문화재 편견 때문”
비슷한 김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이미 지정
9천만 한민족이 기능보유-특정 보유자 없어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김장 문화’와 함께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 문화의 양대산맥인 ‘장(醬) 담그기’가 뒤늦게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그 어느 것 보다 우선 지정되어야 할 장 담그기가 유형과 놀이, 공예 중심에 치우친 문화재 전문가의 편견 속에 이제야 문화재가 되는 것이다.

서양의 치즈문화 이상으로 발효과학의 총아로 불리는 김치와 장이 이제야 균형적인 지원 속에 세계적인 것으로 우뚝 설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1일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 예고한 ‘장 담그기’는 콩을 사용하여 만든 식품인 장(醬) 그 자체의 효능을 넘어, 재료를 직접 준비해서 장을 만들고 발효시키는 전반적인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장 담그기’는 고대부터 오랫동안 장을 담가 먹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점, 우리나라 음식 조리법이나 식문화에 관한 연구 등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될 수 있다는 점, 한국의 주거문화, 세시풍속, 기복신앙, 전통과학적 요소 등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점, 세대 간에 전승되며 모든 한국인이 직·간접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우리나라는 콩을 발효하여 먹는 ‘두장(豆醬)’ 문화권에 속하며, 삼국 시대부터 장을 만들어서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조선 시대 왕실에서는 장을 따로 보관하는 장고(醬庫)를 두었으며, ‘장고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직접 장을 담그고 관리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장은 전통적으로 식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우리나라의 ‘장 담그기’는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과 발효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발전시켜왔는데, 이는 중국이나 일본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장 제조법이다. 또한, 메주를 띄우는 과정을 거친 후 된장과 간장 두 가지의 장을 만든다는 점, 전년도에 쓰고 남은 씨간장을 이용해 수년 동안 겹장의 형식을 거친다는 점 등은 한국의 장 담그기가 갖는 특징이자 독창적인 대목이다.

세계 9000만 한민족 모두가 하는 것이므로 ‘김치 담그기(제133호)’, ‘제염(제134호)‘과 마찬가지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