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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증시폭락…“더 큰 혼란이 오고있다”
주저앉은 뉴욕증시를 보는 눈

美 긴축·글로벌 경기둔화 가속
위험자산 동조투매가 경고신호
미중 무역전쟁 관세부담도 가중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기업들의 실적 둔화 우려에 주저 앉았다. 이날 다우지수는 2.41%, S&P500지수는 3.09%, 나스닥지수는 4.43% 급락했다. 나스닥지수는 7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일각에서‘미국 경제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각) 시장에 더 큰 혼란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금융시장 투매 현상이 지속되면서 주식과 원자재 같은 위험자산이 ‘동조화(Lockstep)’ 현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WSJ은 서로 다른 자산이 일제히 움직이는 것은 과도한 낙관론이나 공포심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우려의 신호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수익 같은 펀더멘털을 고려하는 대신 한꺼번에 사고 팔며 어느 방향이든 과감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시장 매물이 증가하면서 폭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피에라 캐피털의 프랑수아 부동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WSJ에서 “지금 상황은 앞으로 조금 더 고통이 있을 것을 시사한다”며 “특히 뜨거웠던 시장을 중심으로 자산 가격이 조금 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미국 나스닥 지수는 4% 넘게 급락한 가운데 그동안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기술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컸다. 동시에 구리나 니켈 같은 원자재 상품 가격도 덩달아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초만 해도 미국 주식과 다른 자산 간의 상관관계는 높지 않았다. S&P500 지수의 경우 다른 많은 글로벌 주식과 원자재보다 더 많이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이들 간 상관관계가 높아졌다는 것은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WSJ은 전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크다.

앞서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6.5%로 둔화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됐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6.4%)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이날 발표된 연준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발효로 기업들의 투입비용 증가 및 완제품 가격 상승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대부분 지역의 인플레이션이 완만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공장들이 관세 탓에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경기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는 전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3분기 비용이 4000만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3M도 관세로 비용 증가는 물론 중국 경기 부진으로 이익 전망치를 하향했다고 말했다.

미국 제조업체들의 이러한 경고는 그동안 트럼프의 감세정책으로 떠받쳐진 단기간의 호황이 미ㆍ중 무역전쟁과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많은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한 일회성 효과가 소멸하고 미ㆍ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미국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며 심지어 수년 내 미국이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외국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1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에 따르면 전문 트레이더, 중앙은행 등의 외국 투자자들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780억달러(약 88조7250억 원)어치의 미국 국채를 매입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이다. WSJ는 미 국채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계속 떨어질 경우 금융시장에 불안이 엄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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