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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슈끄지 삼각게임…에르도안 ‘공세’ 빈 살만 ‘반격’ 트럼프 ‘난처’
왕세자, 직접해명으로 정면돌파
이란 로하니, 미·사우디 비난 가세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 중동 패권 및 동맹ㆍ적대 관계, 무기 및원유 거래 등이 복잡하게 얽힌 미국과 사우디, 터키간의 ‘삼각게임’이 되고 있다. 중동 내 ‘반미’로 경제제재까지 받고 있는 이란까지 가세했다. 카슈끄지 피살 사건 전말의 정보를 쥔 터키가 정세를 주도하고 있고, ‘의혹의 배후’로 끌려가던 사우디는 반격과 정면돌파에 나섰다. 트럼프는 동맹이자 중동의 맹주이며 최대무기거래국인 사우디로 인해 ‘딜레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4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투자 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참석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카슈끄지 사건은 악랄한 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패널토의에서 “사우디인과 인류에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전세계에 생중계된 국제 행사를 통해 자신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한 것이다. 그는 지난 2일 카슈끄지 사망 이후 처음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빈 살만 왕세자가 FII에 등장한 것은 자신의 후계자 지위가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빈 살만 왕세자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카슈끄지 실종 이후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갖고 사건 진상 규명에 협조하기로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태 이후 살만 빈 압둘아지즈 왕과는 이미 두 차례나 통화했고, 공개적인 발언에서 그를 엄호했다. 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서는 우회적인 비판을 계속해오며 둘 사이를 공략해왔다. 터키로선 사우디 오일머니의 지원이 필요한 입장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열린 행사에서 “카슈끄지 죽음에 책임이 있는 모든 자가 절대로 정의의 심판을 피하지 못하게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터키는 자국 땅에서 벌어진 카슈끄지 사건을 냉랭했던 미국과의 관계 개선 및 중동의 라이벌 사우디 견제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사우디와 앙숙인 이란도 침묵을 깨고 비난에 합류했다.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날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사우디와 트럼프 행정부의 밀접한 관계로 인해 사우디가 카슈끄지를 대담하게 죽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이번 사건을 묵인했을 것이라는 암시가 담긴 발언이다. 

신수정 기자/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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