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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美 유화 손 내밀고ㆍ中 우호 챙기고
북한 조선중앙TV는 10일 전날 진행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 열병식 소식을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열병식 행사장에 도착해 주석단으로 나가기 앞서 악수를 나누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김정은, 정주년 열병식 연설 생략 이례적
-김정은 “조중친선 강화ㆍ발전 절대불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정권수립기념일인 9ㆍ9절을 맞아 대외적으로 ‘로키전략’을 구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애초 예상됐던 공개연설을 하지 않았으며, 정권 수립 70주년을 자축하기 위한 열병식을 진행하면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미사일을 등장시키지 않았다.

또 9ㆍ9절을 계기로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등 대외관계 개선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 역력했다.

9ㆍ9절 열병식은 지난 2월8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실시한 건군 70주년 기념 열병식과 여러 측면에서 대조적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열병식 육성연설을 통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을 비난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에서 부산을 피우고 있는 현 정세 하에서 인민군대는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고 싸울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경제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춘 연설로 대체됐다.

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5년, 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인 이른바 정주년 주요행사 열병식 때 연설을 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열병식 자체도 나름 수위를 조절한 모습이었다. 지난 2월 열병식 때는 ICBM급 화성-14형과 화성-15형이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ICBM은 물론 중ㆍ장거리 탄도미사일도 나타나지 않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열병식에 다시 ICBM을 갖고 나왔다면 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의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이 제기됐을 것”이라며 “평양에서 개최될 남북정상회담과 향후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핵과 미사일 협상을 염두에 두고 타협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열병식에 맞춰 외신기자들을 대거 초청하고도 정작 관영매체를 통한 보도는 이튿날 내보낸 것 역시 이전과 달라졌다.

이와 함께 북한은 9ㆍ9절을 계기로 중국과의 관계를 한층 더 돈독히 하는데 주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이 전날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조중(북중) 두 나라의 공동의 귀중한 재부인 조중친선을 끊임없이 강화발전시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정부의 확고한 선택이고 절대불변의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습근평(시진핑ㆍ習近平) 동지와 이미 합의한 대로 고위급 래왕을 더욱 강화하고 전략적 의사소통을 긴밀히 하여 그 누가 건드릴 수 없는 특수하고도 견고한 조중관계를 보다 굳건하고 심도있게 발전시켜나갈 의지”를 피력했다.

시 주석은 리 상무위원장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올해 들어 김 위원장과 세 차례 회담을 통해 북중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면서 “김 위원장과 함께 북중관계를 강화하고 양측의 공동인식을 잘 실천하며 북중관계를 더욱 빨리 발전시키길 원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북한 9ㆍ9절에 맞춰 권력서열 3위인 리 상무위원장을 평양에 보내고,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에 서열 4위인 왕양(汪洋) 정치국 상무위원과 서열 8위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참석하는 등 시 주석이 방북하지 않는 상황에서 최대한의 성의를 표시했다.

이상숙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미국을 의식한 측면도 있지만 정치적 의미가 큰 시 주석의 방북은 북핵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국면에 들어간 이후가 좋다는 입장”이라며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성의를 표시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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