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 “탄핵하면 시장 붕괴될것” 엄포
‘폭스 앤 프렌즈’ 인터뷰서 밝혀
최측근 2명 ‘유죄’ 직후 나온 발언
경제적 여건 더 중요…월가 냉소적
FT “관건은 성추문 ‘입막음용 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탄핵을 당한다면 미국 경제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최근 ‘러시아 스캔들’과 ‘성추문’에 연루된 최측근 2명이 유죄로 가닥이 잡히면서 ‘탄핵’까지 거론되자 경제를 무기로 ‘협박’한 것이다. 정작 시장에서는 그의 발언에 대해 냉담했다.

23일(현지시간) 미 CNN·CNBC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폭스뉴스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탄핵당한다면, 시장은 붕괴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모두가 매우 가난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이 된다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한 미국의 경제적 수치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나는 규제를 없앴고 감세는 대단한 것이었다. 훌륭하게 일을 해낸 누군가를 어떻게 탄핵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임성적에 대해서는 ‘A+’로 자평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2명의 유죄가 확정된 직후 나온 발언이다. 미 언론들은 이들의 위법행위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도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활동한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을 막으려고 돈을 건넨 사실을 포함해 선거자금법, 금융사기, 탈세 등 8개의 중죄 혐의를 인정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도 재판에서 8건의 혐의에 관해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냉소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주식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폭락하려면 탄핵보다는 경제와 기업이익에 영향을 줄 만한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 탄핵 이슈가 발생했을 때와도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의회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할 당시인 1973~1974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14%, 26% 하락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정치적 이유가 아닌 경제 여건 때문이라고분석했다. 당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미 석유수출 금지로 4배 뛴 상태였고, 미국 경제는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데이터트랙리서치의 닉 콜라스 공동창립자는 CNBC에 “시장은 단기적으로 정치적 헤드라인을 무시할 것”이라며 “지금은 1974년이 아니다. 작은 충격을 완충해 줄 긍정적인 기업·경제 소식이 있다”고 진단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시장이 많은 정치적 이슈들을 못 본 척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치 베팅사이트 프레딕트잇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은 48%까지 높아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향후 관건은 성추문 ‘입막음용 돈’(hush money)에 달렸다고 봤다. 미 검찰은 이를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돈이 “개인 돈에서 나온 것”이라며 법적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