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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 협상 합의내용 언급 없어
트럼프 무역전쟁 지속 의지 밝혀
미 2000억달러 vs 중 600억달러 추가 관세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23일(이하 현지시간) 종료됐다.

확전과 휴전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무역협상이 성과없이 끝나면서 양국간 무역전쟁이 더욱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22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과 데이비드 멀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을 대표로 차관급 협상을 진행했다. 지난 6월 초 베이징 협상 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린지 월터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중 협상단이 “중국의 지적 재산권과 기술 이전 정책 등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포함해 경제 관계에서 공정성과 균형, 호혜를 달성할 방안에 대해 견해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추가 협상이나 합의 내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향후 협상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관리들이 11월의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는 추가 협상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협상이 진행 중이던 23일 상대국의 160억달러 규모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계획인 ‘중국 제조 2025’의 수혜 품목으로 분류한 반도체와 플라스틱, 화학, 철도 장비 등 279개 중국 제품에 관세를 매겼다.

중국도 석탄과 연료, 철강 제품 등 333개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지난 5월 첫 미중 고위급 협상을 했을때 트럼프 정부가 내놨던 요구를 수정 제안했다. 하지만 중국 대표단은 이번 회담에서 의미 있는 타협안을 제시할 조짐조차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정부 내의 비둘기파마저도 중국에 산업 보조금 지급을 줄이고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축소하라고 압박했지만, 중국 측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도록 미국 제품 수입을 늘리겠다고만 거듭 제안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이날 백악관에서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들은 이제 더는 우리 기업, 특히 꽤 복잡한 기업을 훔쳐가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의 귀중한 지적 재산권과 첨단 기술을 해로운 외국 투자에서 보호할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소비재를 포함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공청회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에 맞서 중국은 600억달러 어치의 미국 제품 관세로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