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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뜬금없이 남아공에 ‘시비’…‘화이트 퍼스트’?
미국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시위 모습 [EPA 연합뉴스]

“‘남아공 백인토지몰수’ 면밀 조사 지시”
남아공 반발 “과거 식민시대 편협한 인식”
CNN, “미국 내 백인 지지층 겨냥한 ‘정체성 정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토지정책까지 거론하면서 백인 중심의 ‘정체성 정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아공 정부는 이날 공식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리나라의 분열만을 책동하고 과거 식민시대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편협한 인식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트위터에 “남아공 정부는 백인 농부들로부터 땅을 몰수하고 있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남아공의 토지와 농장의 몰수·수용, 대규모 농부 살해 등에 대해 살펴보라고 했다”고 밝힌 데 따른 반발이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 남아공의 토지문제와 백인농부의 죽음을 다룬 보수매체 폭스뉴스의 보도를 보고 이런 반응을 내놨다고 해석했다.

남아공에서는 인구의 약 9%인 백인들이 경작 가능한 토지의 73%를 소유해 흑인들의 불만이 컸다. 이런 가운데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인에게 집중된 토지를 무상으로 몰수해 흑인들에게 재분배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리카 최남단 남아공을 겨냥하고 나선 것은 ‘정체성 정치’ 강화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CNN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불의 중 미국 대통령이 선택한 이슈는 농촌에서 비옥한 토지를 소유한 백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행보는 11월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농촌과 인종 다양성이 낮은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결정적으로 백인 유권자를 얻었고 다른 인종집단의 표를 잃었다”면서 “공화당이 오는 11월 상·하원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2020년 재선 성공을 위해서는 백인 투표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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