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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하루에 84조 풀었다…통화전쟁발발-무역전쟁 장기화 ‘우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인민은행, 740억달러 유동성 투입
美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 만지작
中 외교부 “환율조작 없다” 반발
FT “위안화, 아시아 통화흐름 좌우”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환율 갈등이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에 나서고 있다. ‘깜짝’ 유동성 카드를 꺼내 들어 금융시장 안정화에 나선 동시에 무역 압력에 맞서 재정·금융정책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23일(현지시간)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금융시장에 740억달러(약 84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지난 2014년 시중은행에 중기자금을 제공하려고 만들어진 MLF를 통한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이는 중국 정부의 부채축소 정책, 미중간 무역·환율을 둘러싼 갈등으로 자국 경제가 둔화할 것을 우려해 나온 조치로 해석된다.

FT는 “이번 유동성 공급은 중국 정부가 통화정책을 완화하려고 움직이는 가운데서도 가장 단호한 조치였다”며 “미중 무역전쟁에 더해 주택·인프라 경기가 가라앉는 데서도 성장을 지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은 또 재정·금융 정책도 강화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국무원 상무회의를 열어 내수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 재정 정책을 강화하고 구조 조정과 실물 경제 발전을 촉진하기로 했다. 수출 증진보다는 내수 경기 부양과 구조 조정, 중소기업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이는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더해 통화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인 5000억달러 규모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20일 위안화 가치가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 재무부가 10월 발표하는 환율보고서 작성의 일환으로 위안화 약세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다고 말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중국 정부는 환율 조작은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위안화 환율은 주요 시장의 공급과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며 “중국은 통화를 경쟁적으로 평가절하해 수출을 자극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 경제는 양호한 펀더멘털(기초여건)을 유지하고 있고, 이는 위안화 환율 안정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 됐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미국이 고집을 부려 무역전쟁을 일으킨 데 대해 중국은 싸우기를 바라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이 싸운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징후가 없다면서도 무역전쟁의 압박을 받는 중국 기업의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위안화 절하를 일부 용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중국은 통화정책 완화와 위안화 절하를 내버려두는 것으로 무역전쟁에 대응해왔다”고 지적했다. FT는 위안화 흐름이 아시아 통화의 흐름을 바꿔놓을 것이라 보고, 금융시장 전반과 경제가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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