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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지는 쌀자루에 꿈을 담다… 김제 손누리이야기 '자루'
“자루,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가방이자 김제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길”

오랜 시간 우리의 소중한 먹거리이자 농부들의 땀과 정성이 담긴 쌀. 하지만 대부분이 ‘쌀’의 의미에만 집중했을 뿐, 쌀을 담았던 ‘자루’에 관심을 두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이에 김제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손누리이야기'는 정해진 쓰임을 다 하면 더 이상의 쓸모를 찾지 못해 버려지던 쌀자루의 가치를 발견해 생명을 불어넣었다. 이것이 김제 업사이클링 브랜드 '자루'의 시작이자 탄생이다.

'손누리이야기'는 가죽공예, 포크아트, 퀼트, 리본공예 등 분야에서 평균 10년 이상 경력을 쌓아온 다섯 명의 여성 공예가들이 뭉친 주민 사업체다. 지역에서 생활공예 강사로 활동하던 이들은 관광두레를 만나 관광기념품 사업 운영의 용기를 낸 것이다.

감사·영업 담당의 퀼트공예가 장숙자 씨는 "농촌은 공예를 좋아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많았다. 관광두레와 함께하며 선진지 견학도 다녀오고 여러 프리마켓에 직접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공예가로서의 삶에 확신을 가지게 됐고 꿈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연결고리가 된 경용주 김제 관광두레 PD의 숨은 노력도 있었다. 그는 "주민사업체의 열정이 높아 '자루' 가방 디자인과 생산 시스템이 빠르게 완성되고 안정을 찾게 됐다"라며 "특히 최근 한국관광공사로부터 관광두레 리더스로 선정된 만큼, '자루'가 업사이클링 기념품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브랜드로 성장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쌀자루를 이용한 업사이클링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나를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공예'를 하자는데 마음을 모았고 자연스럽게 업사이클링 사업을 선택했지만, 어떤 재료로 무엇을 할지 막막했기 때문.

그때 '오브젝트생활연구소' 대표 유세미나를 멘토로 맞았고, 쌀농사로 유명한 김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쌀자루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다.

총무·회계를 담당의 제과제빵 강사 한민아 씨는 "처음엔 다들 자기 일이 있어 바쁘다 보니 얼굴 보기도 쉽지 않고,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그러던 중 만난 유세미나 멘토는 우리가 어떤 일을 어떤 방향으로 해나갈지 함께 얘기하며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라는 유대감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유세미나 멘토는 "각자 다른 분야에서 10년 가까이 공예를 하신 분들이라 개개인이 가진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것을 잘 결합해 팀워크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며 "'자루'는 단순히 이익 창출을 위한 가방이 아니다. 김제의 가치, 더 나아가 한국의 가치를 담고 있다. 사회에 봉사하는 가방으로 알려져 '자루'를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봉사활동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가방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농민들의 땀과 정성을 담았던 쌀자루는 이제 토트백, 브리프케이스, 에코백, 클러치 등 각자의 재능을 살려 만든 가방으로 다시 태어났다. 김제 관광객들에게 김제를 오래도록 추억할만한 기념품을 선물하고 싶었던 '손누리이야기'에게 '자루'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지역에서 버려지는 쌀자루를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상품의 가치 전달, 쌀자루 수거·세척을 통한 지역 농가 부가소득 창출, 다문화 여성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와 그들의 꿈을 담아 김제의 대표 브랜드로 발돋움 중인 '자루'.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윤병찬 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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