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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평가? 그래도 美증시…‘아메리칸 드림’
전세계 채권 등 안전자산 선호추세
美주식펀드 최근 1개월간 479억 유입
경기 활황·수익률 투자자 지속 유인
“고점근처 와있을 가능성 커” 우려


전세계적인 유동성 긴축 흐름과 미ㆍ중 무역갈등 등이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만큼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미 주요 투자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지만, ‘그래도 더 오른다’는 투자자들 기대감에 자금 유입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10년이 넘는 미국 증시가 ‘고점’ 근처에 와있다는 신호가 관측된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 메리츠종금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1주일간 전세계에서 북미지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약 42억3000만달러(약 4조8000억원)에 달했다. 같은기간 채권형 펀드로 쏠린 자금(56억4000만달러)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12억1000억달러)의 5배에 달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있지만, 미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만큼은 떨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국내로 시선을 좁혀도 비슷한 추세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1개월 해외주식형 펀드를 향한 자금은 130억원에 그쳤지만, 미국 주식 펀드로는 479억원이 유입됐다. AB자산운용의 ‘AB미국그로스(주식-재간접) A형’ 한 상품에만 282억원이 투자됐다. 이 기간 미국 외 자금이 순유입된 국가는 베트남(42억원), 브라질(7억원) 뿐이었고, 중국 주식 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이 444억원을 회수했다.


미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은 미국이 글로벌 경기 회복을 가장 앞에서 이끄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정보회사 톰슨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우량기업 클럽인 S&P500지수 소속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국에서의 전체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3%대 후반을 기록 중이다.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경기 회복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지만, 오히려 성장기업들 주가에는 호재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약해지면서, 자금조달 수요가 큰 성장기업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최근 거래일인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양호한 수익률도 투자자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요인이다. 올들어 해외주식에 투자한 펀드 가운데 국가별로 가장 성과가 좋은 것은 평균 6.9%의 수익률을 기록한 미국이었다. 러시아가 3.7%의 양호한 성과를 내긴 했으나, 그 외에는 일본(-2.8%), 인도(-5.4%), 중국(-5.5%), 베트남(-10.0%), 브라질(-11.0%) 등 줄줄이 내리막을 탔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증시의 올해 이익증가율은 한 자리 수로 나타나는 반면, 미국의 이익증가율은 글로벌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펀더멘털(기초체력) 차원에서 미국과 중국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어야 하지만, 무역분쟁에 따른 악영향이 예상되는 중국을 단기적으로 제외하면 미국 투자가 가장 그 매력도가 높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10년 줄곧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증시가 조만간 ‘고점’을 형성한 뒤 하향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정부가 국방비 지출과 인프라 투자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만큼,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물가상승 압박이 경기 회복세를 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제지표는 지난 1960년대와 1990년대 미국 경기의 장기팽창 국면이 마무리될 때와 비슷하다”며 “인플레이션 압박이 강화되고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는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모멘텀(상승여력)이 남아있는 시장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추세는 대세 상승기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견된다”며 “미국 증시가 조만간 꺾일 것으로 단언하기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최근이 고점 근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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