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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종필 관악구청장 인터뷰] “새로운 길 가기 위해 3선도전 포기”
-“구상했던 사업 대부분 실천…아쉬움보단 보람”
-“새 구청장 오직 구민보고 공익 먼저 생각 하길”

오는 13일 제7회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 기초단체인 25개 구청장중 불출마하고 오는 30일 임기를 마무리하는 현직 7개 구청장의 길게는 11년 짧게는 8년의 구정을 살펴보고 다하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갈수 있습니다.”

지난 5일 유종필구청장을 만나 3선 출마를 왜 안했냐고 묻자 이제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 선택한 것을 화엄경을 인용해 간단히 설명했다.

관악구 구석구석을 찾아 다니며 구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할수 있도록 살피고 또 살핀 구청장의로서의 8년이 이제 채 20일도 남지 않았지만 새로운 큰일(?)에 대한 의지 때문인지 담담함이 서려 있었다.

유종필 구청장과는 8년전 첫 구청장이 되고 인터뷰때 인연을 맺었으니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셈이다.


구청장과의 인터뷰는 틀에 박혀있기 쉽상이다. 그래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밖에 없다.

8년전 당시 관악구청장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떠났다. 이후 유종필 구청장이 당선해 들어 왔을때 소위 전 구청장을 보좌했던 부서 직원들 모두 긴장했다. 새로운 점령군이 들어와 앞날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그때 주요부서 한 팀장과 이야기를 나눴었다. 어찌 될 것 같냐? 승진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 구청장이 바뀌어 걱정스럽지 않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새로 오신 구청장님이 구청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열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언제 어디서나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이라며 전 구청장을 보좌했던 주요 직원들을 중용하겠다는 의미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즉 편가르기를 하지 않고 능력으로 평가하겠다는 말이었다. 당시 같은 당 출신의 구청장으로 바뀐 구청도 전 구청장 사람이라고 내치는 상황에서 파격적인 말이었다. 그러나 유종필 구청장은 그 약속을 지켰고 그때 그 팀장은 현재 국장으로 승진해 열심히 구청장을 보좌하고 있다.

이런 구청장의 마인드가 공무원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래서 직원들이 언제든지 구청장에게 말을 할수 있게 됐다.

그는 “사실 저는 성공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불문율 비슷한 걸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관악구청장으로 8년은 내 인생에서 최장기간이니 떠나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또 “무엇보다 지난 2010년 구청장으로 취임 후 지금까지 보내주신 구민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에 마음속 깊이 감사드린다”며 “구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 구청장을 큰 흠없이 마칠수 있게 됐다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재임 8년동안 달동네가 많았고 도시 인프라는 취약해 산업시설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어 개발에 대한 발상을 전환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채워주고 풍요롭게 해주는 ‘지식복지’ 개념을 도입해 작은 도서관등 큰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 결과 취임 초 다섯개에 불과했던 도서관이 지금은 43개로 늘었다.

또 학교 안 가는 날 문ㆍ예ㆍ체 특별활동을 시켜주는 175 교육사업,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18개 대학과 펼치는 학관협력사업, 지역 곳곳에서 매일 열리는 ‘Everyday 인문학 강좌’등 지식복지 사업을 이끌어 냈다.

또 집 가까운 도서관과 지하철역으로 책을 가져다주는 지식도시락 배달서비스는 관악구만의 특화사업으로 40개 도서관 66만권 도서를 통합ㆍ운영해 지난 해 관악산 높이(629m)의 15배, 46만권의 책이 배달되기도 했다.

“지난 8년간 구상했던 사업들은 거의 대부분 실행에 옮겨 개인적으로 아쉬움보다는 보람과 기쁨이 크다. 그래도 아쉬운 점을 찾는다면 관악에 중견기업을 유치하고 서울대의 우수한 인력을 유입해 ‘관악 벤처타운’을 조성하려고 했는데 걸림돌들이 많아 하지 못했다. 또 박종철 기념관 건립, 관악구 가족문화복지센터 건립, 청년드림센터 건립, 친환경 도시농업공원 조성 등 역점 추진하고 있는 몇 가지 사업들이 마무리되기 전 떠나게 돼 아쉬움이 남긴 하다”고 했다.

끝으로 “다음 구청장은 주민의 대표로서 지역을 사랑하고 주인 의식을 갖고 내 일처럼 생각하면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오로지 구민을 보고 공익을 우선하고 소속 정당을 떠나 모든 주민을 아우르는 화합과 통합하는 구청장이 됐으면 좋겠다”며 말을 맺었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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