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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두순 사건 피해자 희화화 윤서인, 명예훼손 혐의 피소
-조두순 사건 피해자 가족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 제출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아동 성폭행범인 조두순을 연상시키는 인물을 등장시켜 해당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웹툰 작가 윤서인 씨가 피해자와 가족으로부터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피소됐다.

2일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에 따르면 조두순 사건 피해자와 가족은 지난달 31일 윤씨와 논란이 된 웹툰을 게재한 매체를 대상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조두순 사건은 2008년 12월 경기 안산시에서 조두순이 8세 여아를 강간하고 상해한 사건이다. 
만화가 윤서인씨가 조두순을 희화화한 캐릭터를 웹툰에 등장시킨 뒤 논란이 되자 남긴 사과문 캡처

윤씨는 2월 23일 공개한 웹툰에서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리는 인물에게 아버지로 추정되는 남성이 “딸아∼널 예전에 성폭행했던 조두숭 아저씨 놀러오셨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그렸다. 소개받은 남성은 “우리 ○○이 많이 컸네, 인사 안 하고 뭐 하니?”라고 말했다. 웹툰 아래에는 ‘전쟁보다는 역시 평화가 최고’라고 적었다.

웹툰 내용에 대해 논란이 일자 윤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자의 심정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했고 매체는 웹툰을 삭제했으나, 윤씨를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4만여 명이 참여하면서 다시 한 번 입길에 올랐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명에서 해당 웹툰에 대해 “성폭력 피해자와 가족이 느끼는 두려움을 희화화하고 명예를 훼손한 만행이었다”며 “웹툰이 여전히 캡처본으로 온라인상에서 유포돼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담소는 “사회적 약자를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표현은 사회 비판이 아니라 폭력일 뿐”이라며 “이 만화를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용인한다면 성폭력에 대한 악의적 공격에 불을 붙이고 피해 사실 폭로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폭력 2차 피해를 유발하는 표현 행위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한다”며 “피해자와 함께 단호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담소는 해당 한컷 만화에서 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를 묘사한 방식도 문제 삼았다. 상담소는 “윤서인이 묘사한 ‘조두숭’은 피해자를 ‘우리 OO이’라고 부르며 얼굴을 붉히고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는 반면 피해자는 벌벌 떨고 있는 뒷모습으로만 묘사되어 있다”며 “이러한 성폭력 가해자를 악마화하고 피해자를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대상화하는 표현방식은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강화한다”고 꼬집었다.

상담소는 “가해자 대부분은 낯선 곳에서 나타난 ‘괴물’이 아니라 일상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이고, 성폭력 피해자는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다”며 “조두순 사건 피해자는 피해 당시 어린 나이였지만 용감하게 피해 경험을 진술하고 가해자 처벌을 이뤄낸 생존자”라고 밝혔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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