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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성추행 교수들 버젓이 교단에?학생들 ‘집단자퇴서’ 제출 등 강력 반발
수의·사회대 교수 2명 퇴출요구

서울대학교에서 학생들이 미투 운동으로 고발당한 뒤에도 적절한 처벌을 받지 않은 교수들이 있다며 잇따라 집단행동에 나섰다. 미투 운동으로 고발당한 수의대ㆍ사회대 소속 두 명의 H 교수에 대한 적절한 징계 요구와 교단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학생회와 수의대 H교수 성폭력 사건 위드유(#withU) 연대는 31일 서울대 캠퍼스에서 H교수의 자진사퇴’와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전국 수의대 학생 1000명에게 받은 연서명을 발표하면서다. 이번 서명 목록에는 서울대 수의대생 180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수의대 H교수는 최소 3년 동안 다수의 여학생들에게 성추행을 저질렀다. 여학생을 옆자리에 앉혀 술을 따르게 하거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신체를 접촉하는 성추행을 상습적으로 일삼고, 옆자리 여학생의 허벅지를 주무르거나 옷안에 손을 넣어 만지기도 했다”며 “모든 만행은 수의대 학생들 사이에서 이미 암암리에 알려져 H교수는 ‘○ 허벅지’로 불리는 경계 대상이었다”며 적절한 후속 대책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문제제기 후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수의대 차원의 사후대처가 미흡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의대는 H교수가 동아리 지도교수에서 물러나는 조치를 취했을 뿐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교수를 강의에서 배제시키거나 접근금지하는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문제제기 이후에도 계속해서 H교수의 수업을 들어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성폭력 등 의혹을 받고 있는 사회대의 또 다른 H교수의 징계 수위를 놓고도 내홍을 겪고 있다. 해당 교수는 최근 교육부 감사에서 업무상 횡령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고발당한 사실까지 있음에도 지난 21일 교원징계위원회에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사회대 H교수 사건대응을 위한 학생연대는 지난 30일 학내에서 교원징계위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복귀 거부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연대는 “H교수의 피해호소인들은 학교공동체의 자정능력만으로도 이 사건이 해결될 수 있다고 믿었기에 법정이나 언론이 아닌 인권센터의 조사에 이 사건의 처리를 맡겼다”며 “하지만 징계위는 사적 노동지시ㆍ성폭력과 폭언ㆍ연구비 횡령 등이 밝혀졌음에도 정직 3개월만을 권고했다”고 복귀 거부를 요구했다.

H교수가 3개월 정직 뒤 교단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에 학생연대는 징계위 결정과 별도로 공론화에 나서며 계속해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학생들은 본부 앞 피케팅 및 천막농성을 통해 반대의 뜻을 밝혀왔다. 박사 학위를 눈앞에 둔 사회학과 대학원 재학생 10명은 지난 24일 집단자퇴서를 공동 제출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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