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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공원 난장판①]쓰레기 곳곳 들끓는데…단속 의지없는 서울시
-잔디밭에 휴지ㆍ음식물 포장용기 나뒹굴어
-무단투기 지난해 단속 8건그쳐 …계도 위주 감독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지난 30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한강공원은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는 시민으로 북적였다. 음료수를 마시면서 걷는 연인, 돗자리에 앉아 배달음식 포장을 풀고 있는 가족 등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은 다양했다.

잔디밭을 둘러보니 곳곳에서 쓰레기가 발견됐다. 일부 시민이 버린 휴지, 음식물 포장용기 등이었다. 대학생 한 무리는 먹던 컵라면과 과자봉지를 쌓아두곤 사라졌다. 삽시간에 날파리가 들끓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쓰레기는 더 많아졌다. 벤치에는 전단지가 흩날렸고, 화단은 비닐봉지로 뒤덮였다. 운동 겸 이곳을 찾은 이자경(40ㆍ여) 씨는 “매년 달라지지 않는다”며 “이제라도 시민의식을 기대하지 말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

서울 한강공원이 무단투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의 한 공간에 음식물 포장용기와 과자 등이 버려져 있다. [사진1=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여의도한강공원의 벤치 주변에 전단지와 일회용 컵이 흩날리고 있다. [사진2=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나들이철만 오면 반복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단속요원들은 매번 단속 아닌 계도에만 치중하는 것으로 나타나, 단속 체계를 손질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서울 12곳 한강공원에서 발생한 쓰레기량은 모두 660t이다. 이는 앞선 2~4월 3개월간 수거한 쓰레기를 모두 더한 것(694t)에 맞먹는다.

이 같이 많은 쓰레기가 배출됐지만 쓰레기 무단투기로 과태료가 부과된 건은 고작 8건이다. 계도(6466건)와 비교하면 0.1% 수준인 것이다. 시 조례를 보면 한강공원에서 쓰레기를 무단투기할시 과태료 10만원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2016년에는 쓰레기 무단투기로 과태료를 매긴 일이 아예 0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상반되게 오토바이 불법주차 단속은 지속적으로 이뤄져 쉬운 단속에만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민 몇몇은 한강공원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과태료 대상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단속요원도 잘 안 보이고, 입구부터 온갖 전단지가 흩날리고 있으니 이른 오전이면 환경미화원 등이 알아서 치울것으로 봤다는 것이다. 대학생 이모(22) 씨는 “그저 재수 없으면 버리지 말라고 안내받고, 평소에는 용인하는 분위기 아니었느냐”고 했다.

그간 시민 스스로의 변화를 이끌고자 계도 중심으로 단속요원을 운용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단속요원 수도 170여명 남짓으로, 이 규모로 쓰레기 무단투기를 하는 시민을 일일이 쫓아가 과태료를 물리기엔 무리가 있다”며 “불법 주정차와 반려동물 관련 불법행위 등 업무 범위도 너무 넓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설명이 시민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해보였다.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만난 대학생 이희주(22ㆍ여) 씨는 “인력이 부족하다한들 과태료를 매긴 건이 한 달 한 번 꼴도 안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소극적인 대처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두 아이와 함께 온 이희백(42) 씨는 “충돌이 일어날까 눈치만 보고 있으니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력 5년차인 환경미화원은 “단속 유무에 따라 쓰레기 무단투기량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매년 한강공원이 쓰레기로 들끓는 일이 반복된다면 좀 더 (단속)의지를 보여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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