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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화되는 ‘性戰’-中. 불편한 동거]일베ㆍ워마드, 이들은 왜 ‘이성혐오’에 빠졌나
-극단주의 커뮤니티들은 오늘도 ‘혐오’
-전문가 “경쟁 극화된 한국사회 자화상”
-“‘극단주의 성향’은 지양할 필요 있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남성 연예인 A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트라우마 생겼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최근 한 누리꾼이 SNS에 올린 사진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올라온 글이었다. 한 누리꾼은 A씨와 찍은 사진을 올리며 “사진찍고 토나올 뻔했습니다. 눈깔 재기(워마드에서 사용되는 ‘사망’이라는 표현)했어요”라고 언급했다. A씨는 이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 찍어달라는 분들에게 의심병 생기겠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설명=일간베스트 갈무리]

#. 일간베스트(일베)에 한 여성 활동가의 활동을 다룬 방송의 캡쳐분이 올라왔다. 방송 속에서 행위예술가인 이 여성은 SNS의 검열정책을 문제삼으며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런데 커뮤니티 속 누리꾼들은 여성 활동가의 외모를 비하했다. 방송의 내용 대신 여성의 외모를 언급하는 코멘트들이 줄을 이었다.

최근 한국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여권 신장’에 대한 논의 이면에는 일베와 워마드 등 남초ㆍ여초, 극단주의를 지향하는 커뮤니티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많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소재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여성 비하성 게시물들은 남초커뮤니티, 남성 비하성 게시물들은 여초커뮤니티에서 발생하고 있는 추세다.

처음에는 일베와 같이 여성혐오를 지향하는 남초 커뮤니티만이 득세했다. 지난 2011년 디시인사이드 인기 게시물들을 모아 관리하며 시작된 일베는 정치적 우익, 사회적으로 남초 성향의 성격을 띠면서 자생했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여성혐오를 다루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특정인에 대한 비하도 다뤄지면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일베를 폐쇄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워마드는 이같은 여성혐오에 대항하는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사이트다. 김치녀ㆍ된장녀 등 여성혐오적 용어들이 만연하자, 메갈리아에서는 여기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게시글들을 여성입장에서 써서 ‘미러링’ 방식으로 업로드됐다. 

[사진설명=워마드 사이트 갈무리]

워마드는 여기서 ‘여성우월주의’와 ‘남성혐오’를 주장하는 회원들이 떨어져나와 만들어진 사이트다. 워마드는 최근 홍대몰카사건과 남성 스타에 대한 비하게시물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일베와 워마드간 직접 대립은 없지만, 양 사이트에는 극단주의적 게시물들이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전에는 정치성향을 놓고 일베와 오늘의유머(진보성향의 커뮤니티)를 대척점에 놓는 경향이 많았다면, 혐오 담론에 있어서는 일베와 워마드가 양 극단에 서있다.

이같은 극단주의적 성향을 전문가들은 경쟁이 격화되는 현 한국사회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병철 한국교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논문 ‘근대적 환등상 경험과 비동일성의 미학’에서 “외부의 적이 사라지고 내부에서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후기 자본주의 시대에 내 옆의 타자들은 잠재적인 경쟁자이며 따라서 혐오하고 배척돼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성학자나 사회학자들은 두 사이트의 파생 배경을 놓고서 일베와 워마드를 따로 떼어놓고 보기도 한다. 워마드를 여권신장을 향한 운동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극단주의적인 성향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회학자는 “애초에 워마드나 메갈리아 등 여성 커뮤니티는 남성들의 여성혐오에 문제를 제기하는 데서 시작된 운동의 일종이었다”면서도 “기존 여성혐오와 같이 지나치게 극단적인 방향으로 흐르면 결국 기성사회에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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