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구본무 회장 타계] 소탈한 아버지 빼닮은 구광모…IT 등 미래 먹거리 경험 쌓아
“평소 직원식당에서 식사하고 사원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며 직원들과 야구 관람을 즐기는 등 소탈한 편이다.”

고(故) 구본무 회장 별세 후 경영 승계과정 전면에 부상한 구광모(40) LG전자 상무에 대한 그룹 내부의 평가다. 부친인 구본무 회장의 평소 소탈했던 성품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이를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평가다. 

故 구본무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조용한 장례를 치르겠다는 고인의 뜻이 담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구 상무는 2014년 구 회장의 지시로 LG전자 창원공장에서 3개월간 현장을 경험할 당시 직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직원들과 어울려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에서도 사원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며 회식에도 빠지지 않는 등 소탈한 성격이 몸에 배어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2004년 구 회장의 양자로 입적할 당시 구 상무의 주변에서는 “LG가(家) 자제인 줄 몰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1978년 1월생인 구 상무는 영동고등학교와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했다. 입사 10년여만인 2015년 상무로 승진했다.

이로부터 3년여 후 LG그룹의 차기 수장으로 낙점된 구 상무의 ‘눈과 귀’가 쏠린 분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향후 LG그룹의 사업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 상무는 LG전자 미국 뉴저지법인과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 (주)LG 경영전략팀 등을 두루 거치며 제조·판매ㆍ기획 업무 경험을 두루 쌓았다.

평소 구 상무는 동료들과 IT 관련 트렌드에 대해 토론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구 상무가 IT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아 콘퍼런스나 포럼 등에 참석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직접 챙겨 왔다”고 전했다.

2014년 4월 ‘엔트루월드 2015’에 참석한 구 상무는 “평소 IT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아 공부도 할 겸 왔다”면서 “세계적으로 사물인터넷이 중요해지고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기업들도 관심이 많은데, 그룹 차원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사물인터넷 연구와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부터 구 상무는 LG전자의 성장사업 중 한 축인 B2B사업본부의 ID(정보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ID사업부는 디스플레이 산업 핵심 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수행한다. 전자ㆍ디스플레이ㆍICTㆍ소재부품 등 주요 사업 부문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구광모(오른쪽) LG전자 상무가 20일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구 상무가 그룹의 새 리더로 부상하면서 구본무 회장이 보유한 (주)LG 지분 승계 작업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미 2003년부터 지주회사체제를 갖춰놓아 승계과정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 상무가 지주회사 (주)LG 최대주주에 올라서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구 상무는 고(故) 구본무 회장(11.28%),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어 (주)LG 지분 6.24%를 보유한 3대 주주다. 구본무 회장의 지분 1.48% 이상만 상속받아도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여기에 구 상무의 어머니인 김영식 씨의 지분 4.2%와 친부인 구본능 회장의 3.45% 지분 상속 가능성도 장기적으로 점쳐진다.

다만 구 회장의 지분 11% 가량을 상속받은 과정에서 치러야 할 상속세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상속 규모가 30억원 이상일 경우 상속세 최고세율 50%를 적용받아 7000억원 이상의 상속세를 부과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