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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문학적 감각인가(조지 앤더스 지음, 김미선 옮김, 사이)=코딩열풍이 거세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기간 틈만 나면 코딩을 할 줄 알아야 한다며,이를 독려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과연 프로그래머가 되면 4차산업혁명 시대에 안전할까? 그동안의 기술진전을 돌아보면 소프트웨어 분야 역시 자동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저자는 오히려 ‘인문학의 기술’이 하이테크 시대에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2012년~2016년간 미국에서 순수하게 새로 만들어진 1000여만 개의 일자리 가운데 컴퓨터 분야가 창출한 일자리는 단 5퍼센트에 불과했다. 반면테크놀로지의 중심보다 기술의 훈풍을 간접적으로 쐰 경영학 일반, 금융, 법률, 세일즈, 교육 분야에서 23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 저자는 테크놀로지의 영향이 커질수록 인문학적 감성과 인간의 특성을 감안한 통합적 시각이 필요함을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빅데이터가 양산되고 있지만 이 자체로는 무의미하며, 이를 인간의 필요에 따라 재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처럼 공학 관련 엔지니어들이 혁신을 이루어낼수록 반대급부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책은 실제 수많은 기업들이 인문학적 소양과 감각을 지닌 사람들을 고용하는 이유와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함께 실었다.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마누시 조모로디 지음, 김유미 옮김, 와이즈베리)=얼마전 열린 ‘한강 멍 때리기’ 대회에서 중학생이 우승해 화제가 됐다. ‘뇌를 쉬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대회는 매년 성황이다. 멍때릴 때 뇌는 정말 쉬는 걸까? 뇌영상기술을 활용한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디폴트 모드 상태에서도 뇌가 무언가 집중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의 95퍼센트가 사용됐다. 외부세계에 집중하지 않고 자유롭게 배회할 때도 뇌는 활동이 멈추는 게 아니라 기억을 끄집어내고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하고 타인과의 상호관계를 분석하고 자신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 책은 뉴욕의 인기 팟캐스트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분주하게 살았던 저자가 몇 주동안 배앓이를 하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면서 겪었던 놀라운 변화를 담았다. 견디기 힘들 정도의 따분함, 반복되는 단조로움, 지루함이 극에 달한 어느 지점에서 창조의 영감, 통찰력과 아이디어가 봇물 터지듯 폭발하는 과정을 심리학과 뇌과학, 행동경제학 측면에서 흥미롭게 탐구했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시요일 엮음, 창비)=“5시 44분의 방이/5시 45분의 방에게/누워 있는 나를 넘겨주는 것/슬픈 집 한채를 들여다보듯/몸을 비추던 햇살이/불현듯 그 온기를 거두어가는 것”(나희덕의 ‘어두워진다는 것’), “꽃이 피는데, 하루가 저무는 일이 생각보다 쉽다./네가 잊혀진다는 게 하도 이상하여,/내 기억 속에 네가 희미해진다는 게 이렇게 신기하여,/노을 아래서 꽃가지를 잡고 놀란다.”(김용택의 ‘젖은 옷은 마르고’). 시 큐레이션 앱 ‘시요일’이 론칭 1주년을 맞아 시선집을 펴냈다. 백석 최승자 기형도 이제니 박준 황인찬 자끄 프레베르 등 독자들이 아껴 읽은 시인 55인의 이별 시를 한데 모았다. 워너원 멤버 강다니엘의 추천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시요일은 20만이 넘는 이용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찾은 키워드는 ‘사랑’이었다. 이 시선집은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호소력을 지닌 테마를 다루면서도 사랑의 시작이 아닌 그 끝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세계가 멈춘 이별의 순간, 상실감, 후회, 분노, 깨달음 등이 다채롭게 그려진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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