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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비밀 핵개발” 기름붓는 이스라엘…美와 ‘핵갈등’ 고조
네타냐후 “히로시마 원폭 5배규모”
트럼프 “내말이 맞았다” 강조
유럽, 美-이란 동시 중재안 표류


“유지되느냐 깨지느냐…” 이란 핵협정(JPC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둘러싸고 미국과 서방국가, 이란 간 긴장이 극대화하고 있다. 핵협정 탈퇴 시한을 못박은 미국에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이 비밀스럽게 핵무기 개발에 나선 증거가 있다”고 주장해 기름을 부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0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언제든지 활성화가 가능한 이란의 비밀 핵무기 개발 계획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이란이 2015년 핵 합의 이후 히로시마 원자폭탄 5배 규모의 탄도미사일 탑재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관련된 광대한 분량의 서류를 숨겼다. 이란이 핵 야심을 감추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현지시간) 텔아비브 국방부에서 이란의 비밀 핵무기 개발 계획과 관련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은 거짓말을 했다”(Iran lied)로 시작되는 영상자료를 제시하며 ”“이란이 2015년 핵 합의 이후 히로시마 원자폭탄 5배 규모의 탄도미사일 탑재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관련된 광대한 분량의 서류를 숨겼다”고 주장했다. [EPA 연합뉴스]

2015년 7월 이란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주요 6개국이 이란의 핵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對)이란 제재 해제를 제시하며 체결된 협정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주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러면서도 이란이 2015년 핵 합의 이후 핵무기를 확보하려고 취한 적극적인 조치들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유럽연합(EU)도 즉각 이를 지적하고 나섰다. 또 자료의 진위도 확인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며 여론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사고 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란 핵협상을 “끔찍하다”고 표현하며 더 강력한 제재를 포함하지 않는다면 5월 12일 시한인 대이란 제재의 유예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직후 공동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나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해왔고, 이란은 가만히 앉아있지 않는다”며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많은 사람은 내가 뭘 할지 그들이 안다고 생각한다. 오는 12일 전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협정 탈퇴가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일각에 지적에 대해서도 “오히려 올바른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협정 탈퇴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봤다. AP 통신은 “트럼프는 오는 12일까지 이란 핵협정이 개정되지 않으면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란 신호를 줬다”고 했고, 블룸버그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을 탈퇴하지만, 이란과 새 협정을 협상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은 미국의 핵협정 탈퇴에 반대하며 미국과 이란을 동시에 설득할 수 있는 중재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현 상황의 진단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이란은 핵무기를 절대 보유해서는 안 되며 지역 안정과 국제안보가 여기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은 ‘낙장불입’이라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9일 중재안을 제안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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