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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 4개월 간 잦은 야간근무하다 숨진 전투기 정비사... 법원 “업무상 재해”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2년 4개월 동안 잦은 야간근무를 하다가 숨진 30대 전투기 정비사에게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김용철)는 공군 전투기 정비사였던 장모(사망 당시 39세) 씨의 아내가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유족연금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1995년 2월 공군 하사로 임관한 뒤 전투기 정비사로 일하던 장 씨는 지난 2015년 3월 근무 도중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그는 곧바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장 씨는 사망 전 매달 평균 3회씩 정비를 맡아 15~24시간 연속으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주 평균 1~2회씩은 이른 새벽 출근해 항공기를 살폈고, 수시로 새벽이나 야간에 나와 비행 지원 업무를 했다. 외부 작업장에서 겨울엔 영하의 추위를 견디며 일했다. 

장 씨의 아내는 “남편이 지나친 초과근무와 업무상 스트레스로 숨졌다”면서 국방부에 유족 연금을 청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결국 아내는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아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야간근무를 계속해야 하는 불규칙한 근무시간은 장 씨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동반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줬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외부 작업 현장에서의 추위는 급성 심근경색의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흡연을 하거나 혈압이 높다는) 기존 위험인자들만으로는 만 39세 나이에 자연경과적으로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장 씨의 죽음을 업무상재해로 인정했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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