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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 “고객센터입니다” 감쪽같은 장난전화 어플…피해 속출
-부고ㆍ금품 요구 ‘장난전화 앱’ 봇물
-‘자연스러운 수준’ 진화…피해자 속출
-경찰 “한두번 장난전화는 처벌안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가정주부 권모(43ㆍ여) 씨는 얼마전 걸려온 한 통의 전화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수화기 너머 상대방은 두루뭉술하게 “당신의 지인중 한 명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권씨는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이는 아들이 보낸 장난전화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권 씨는 “너무 감쪽같아서 진짜인줄 알았다”고 놀란 반응을 보였다.

최근 스마트폰의 장난전화 애플리케이션(앱)들이 실제 통화에 가까울 만큼 고도로 발전하면서 여기에 따른 피해자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스마트폰 마켓 스토어에서 검색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장난전화 앱들은 다양한 장난전화 기능을 제공하는데, 실제 더빙 목소리를 입혀서 ‘감쪽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이스피싱 관련 자료사진. [헤럴드경제DB]

실제 다운로드 받아본 장난전화 앱들은 ‘페이스북 고객센터’, ‘휴대전화 분실 관련’, ‘전기사용료 납부’와 관련된 장난전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일부는 “30만원을 입금해 달라”는 내용까지 장난전화 내용에 포함하고 있다. 고객정보가 유출됐다든지, 직접 방문하겠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었다.

앱은 상대방 전화번호와 전화 걸 시간을 사용자가 입력하면, 거기에 맞춰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5건의 장난전화까지는 무료. 이후에는 현금을 내고 장난전화 통화수를 구매해야만 이용이 가능하다. 상당수 앱은 국제전화 번호로 전화가 걸려 가지만, 국내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리는 경우도 있다.

최근 피해를 입었다는 취업준비생 강한빛(29) 씨는 “페이스북을 많이하는데 페이스북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연락을 받으니 크게 당황했다”면서 “고객센터에 전화해 봐야 하나 걱정하던 중, 친구가 문자로 장난전화라고 실토해 한시름 놓았다”고 말했다.

이들 앱이 제공하는 장난전화 서비스가 계좌번호를 직접 알려주지는 않지만, 기술이 고도화된만큼 이를 악용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존재한다는 중론이다.

현행법상 장난전화는 ‘상습적’일 경우에만 처벌을 받는다. 일선 경찰서 한 관계자는 “한 두번 장난전화를 한 경우에는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수차례 장난전화를 걸었을 때 협박 혐의를 적용하거나, 금품 등을 요구할 경우에는 일부 사기죄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처벌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장난전화 앱에 대한 관계당국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거듭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장난전화 앱들은 약관을 통해 “고객에게 문제가 생겼을 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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