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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라밸’시대…칼퇴근 후 맛집안주로 ‘홈술’
막창·직화구이 등 냉동 안주시장 급성장
소용량·간편조리·저렴한 가격 인기몰이


#. 1인가구 박종윤(32) 씨 퇴근길 코스는 편의점이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1만원이면 4개를 고를 수 있는 수입맥주와 간편안주, 그리고 도시락을 산다. 박 씨는 “워라밸 문화가 확산하면서 회식도, 모임도 뜸하다”며 “칼퇴근 후 집에서 맥주 한캔과 안주를 곁들이며 TV를 보는게 제일 좋다”고 했다.

#. 스트레스엔 매운음식이 진리. 직장인 양지수(30) 씨 생각은 이렇다. 양 씨는 “회사일로 스트레스 지수가 최고조에 이르면 불맛나는 닭발을 먹는다”며 “닭발, 막창같은 매운음식은 오히려 여자들이 더 좋아하는 메뉴”라고 귀띔했다. 양 씨는 배달음식 대신 마트에 들러 냉동 안주로 나온 닭발과 껍데기 등으로 홈술을 한다. 와인이나 맥주 등을 곁들여 불과 5분이면 근사한 술상을 차릴 수 있다. 


이들과 같은 홈술ㆍ혼술족이 늘어나면서 간편식 안주 매출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포차(포장마차) 메뉴로 불리던 닭발, 곱창, 닭근위 등의 메뉴가 가정간편식으로 출시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 안주 시장 규모는 전년에 비해 550% 성장한 494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시장 규모를 따로 잡지 않을만큼 미미한 수준(76억원)이었지만, 그해 대상(주)청정원이 내놓은 ‘안주야(夜)’가 지난해 매출이 오르며 시장이 급성장했다. 냉동 안주 시장이라는 새 카테고리도 이때 만들어졌다. 점유율은 시장을 선점한 대상(68.3%)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동원(11.9%)과 오뚜기(10.3%)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안주야는 지난해 대상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안주야 ‘무뼈닭발’, ‘매운껍데기’, ‘불막창’이 입소문을 타고 품귀현상을 빚은 것이다. 미투 제품을 우려해 별도의 광고나 마케팅도 따로 하지 않았지만 2016년 6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지난해 매출은 5배 이상 늘어난 337억원으로 늘어나며 리딩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대상은 ‘마늘근위’, ‘매콤두루치기’, ‘주꾸미볶음’, ‘오삼불고기’ 등을 추가하고 맥주 안주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동원F&B는 ‘심야식당’으로 지난해 7월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치고 힘든 하루의 끝에 맛있는 음식으로 손님들을 위로해주는 식당을 표방한다. ‘뼈없는 불닭발’, ‘치즈불닭’ 등 술안주 제품 6종과 야식 1종(간장닭강정)을 선보인다. 심야식당은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매출 130억원(3월 기준)을 돌파했으며 올해 연매출 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도 오뚜기는 ‘낭만포차’로, 사조대림은 ‘수제직화 매콤안주’로 냉동 안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차 안주는 마니아가 있을만큼 선호도는 높지만 손질과 조리가 힘든 메뉴”라며 “1~2인분 용량에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으로 쉽게 조리할 수 있다는 점, 전문점 수준의 불맛과 매운맛을 구현한 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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