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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의 봄…“우리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감동했다”
南예술단 두차례 평양공연
3박4일 일정 성황리 마무리


“다들 이게 현실적으로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감동했다.”

3박4일간의 두 차례 평양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예술단의 윤상 예술감독이 감격어린 표정으로 소회를 밝혔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끈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이 4일 오전 2시52분 평양 순안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출발, 오전 3시40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들어왔다.

우리 예술단은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의 단독공연에 이어,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삼지연관현악단과 ‘우리는 하나’라는 합동무대를 꾸미며 1만2000여 관객과 함께 웃고 울었다. [연합뉴스]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사전행사이자 삼지연관현악단의 남한 공연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이뤄진 이번 공연은 노래를 통해남북이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 예술단은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의 단독공연에 이어,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삼지연관현악단과 함께 ‘우리는 하나’라는합동무대를 꾸미며 1만2000여 관객과 함께 웃고 울었다.

실향민 부모를 둔 가수 강산에가 함경도 정취가 가득한 ‘라구요’를 부른 뒤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하자 객석에선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으며, 이선희가 삼지연관현악단 방남 공연에 참여했던 북측 여가수 김옥주와 손을 맞잡고 ‘J에게’와 ‘아름다운 강산’을 부를 때엔 리듬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지는 등 우리의 여느 콘서트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최진희, 백지영, 서현, 레드벨벳 등과 북측 여가수들이 삼지연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북측 노래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을 부르자 객석은 박수로 화답했다. 남북 출연진이 모두 무대에 올라 피날레 송으로 ‘우리의 소원’, ‘다시 만납시다’를 합창하자 1만2000여 관객이 일제히 기립박수로 호응하는 감동의 무대가 연출됐다.

문화적 충격도 있었다. 레드벨벳의 ‘빨간맛’이 흘러나오자 객석은 술렁거렸고, 신나는 리듬과 멜로디에도 어리둥절한 듯한 표정으로 관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연을 본 북측관객은 “감동적인 순간들이 있었다”며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 우린 통역이 필요 없다. 그런데도 만나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13년 만의 방북공연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향후 지속적인 교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도종환 장관은 3일 저녁 김영철 당 부위원장이 예술단을 위해 마련한 만찬에서 “다시는 십여 년에 한 번씩 만나는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제안하신 대로 가을에는 ‘가을이 왔다’는 공연을 서울에서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측에 구체적인 문화협력 사업도 제안했다. 우선 2015년까지 진행하다 중단된 ‘겨레말 큰사전 남북 공동편찬사업’과 ‘개성만월대 공동 발굴조사 및 보존정비사업’ 재개를 제안했다. 또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추진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대고려전’ 특별전의 참여도 제안했다. 우리 예술단의 ‘봄이 온다’가 가져다 준 봄바람이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꽃망울을 터트릴지 기대를 모은다.

이윤미 기자·평양공동취재단/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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