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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턴-폼페이오 임명은 트럼프의 北 불신이 원인”
전문가들 “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회의적”
“韓 비핵화 로드맵·北 태도변화·증거 필요”


오는 5월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미국의 주요 한반도 인사들은 회담 성과에 대해 “회의적으로 볼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한반도 담당 선임연구원과 오바마 정부 당시 미 국방부 국방장관실 선임자문관을 지냈던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각각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국무부 수장을 교체한 것은 “강경한 외교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나이더 연구위원은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이뤄진 본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미 국무장관 임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강경한 입장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위원은 또 “그동안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통해 미국이 약속했던 ‘4 NO’정책을 폼페이오 국장이 국무장관으로서 계승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4No’ 정책은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 정권교체와 정권붕괴를 지향하지 않고, 한반도의 통일을 가속화하지 않으며, 38선 이북으로의 공격 등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엄 선임연구위원은 “그의 새 국가안보보좌관인 존 볼턴은 기본적으로 미국 정부가 북한과 협상하기보다는 북한 정권의 제거를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상황에 따라 정책을 바꾸거나 입장을 바꾸는 성향을 보여왔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져도 지속가능할 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또 “북미 간 합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있어서의 확인 및 검증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적을 겪을 수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는 단 한차례의 합의를 통해 이뤄지지 못하고, 장기적이고 세부적인 협의를 거쳐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폼페이오ㆍ볼턴 기용으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위험요인이 증가했다고 내다봤다. 스나이더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포괄적 접근’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방식이라며 실패할 경우 한반도 긴장이 급속도로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북한이 비핵화 용의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밝혔다고 하더라도, 북미간 군축대화가 궁극적으로 비핵화로 나아갈 것이라는 담보없이는 성공적인 회담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한국 정부가 “협상을 조율하기보다 양측이 대화에 나올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드는 데까지만 관여하는 ‘촉진자(facilitator)’ 역할에 만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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