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림동 상가는 펄펄날고, 주택은 설설기고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가 ‘한국 속의 중국’으로 거듭나면서 상권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 반면 주거지역으로써 매력은 오히려 떨어진 탓에 주택가격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2ㆍ7호선 대림역 12번 출구부터 형성된 상권은 ‘차이나타운’으로 익숙하다. 인근 중개업소의 말을 종합하면 2015년만해도 몇 천 만원 수준이던 상가 권리금은 이제 ‘억’ 단위가 기본이다. 대로변 1층은 2~3억원까지 나간다. 이정도면 홍대 수준이다. 보증금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100만원을 넘지 않았던 월세는 같은 기간 2~3배가 됐다. 이로 인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면지역까지 상권이 확장되고 있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2010년대 초중반만해도 상권이 중국인이나 조선족을 대상으로 한정돼 있었지만 이후 한국인 손님이 가세하면서 빠르게 커졌다”고 말했다.

상권이 자리를 잡으면서 상인들 스스로 자정노력을 하고 한국사회 질서에 익숙해지면서 ‘우범지역’이란 오명을 벗은 것도 한 요인이다. 일부 영화에선 경찰도 손을 못대는 지역으로 묘사되지만 실제 장사를 하거나 거주하는 중국인들은 한국 정부와 한국인을 크게 의식하기 때문에 최대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 한다고 한 음식점 주인은 말했다.

반면 주택가격 측면에서 대림동은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16년 말 대비 대림동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6.1%로 서울시 평균(6.4%)과 엇비슷했다.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면서 비교적 저렴한 지역을 찾은 실수요자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매매가격 상승률은 서울시 평균(16.6%)의 75% 수준인 12.7%에 그쳤다.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끄는 매매수요로 가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모여든 중국인은 대부분 일용직이나 가사도우미 등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어 아파트 잠재수요층이 되긴 역부족이다.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매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이다. 유치원생 딸을 둔 대림동 주민 송모 씨는 “초등학교 한 반에 절반 이상이 중국인이거나 중국인 2세”라며 “취학연령이 되기 전에 다른 지역으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아직은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크다”며 “프랑스인들이 모여사는 서래마을처럼 되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최소한 화교 밀집지역인 연남동처럼만 돼도 살기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