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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큰 안경 속 매서운 눈빛ㆍ쉰목소리…컬링 김은정의 카리스마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여자 컬링경기서 누구보다 또렷한 목소리로 “영미∼”를 외치는 김은정. 무슨 뜻일까.

여자컬링 대표팀의 스킵(주장) 김은정(28)의 카리스마에 평창올림픽 여자컬링을 응원하는 관람객과 시청자들이 매료되고 있다.

영미는 팀의 리드(첫 번째로 스톤을 던지는 선수)인 김영미의 이름이다.

김은정은 의성여고 시절 친구 김영미의 제안으로 컬링을 시작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무대에서 여자컬링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19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 한국 대표팀 김은정이 목소리를 높이며 스톤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컬링에서 스킵은 경기 중 작전을 구상하고 스톤의 위치와 주행 방향을 읽고 지시하는 역할을 한다. 김은정은 브룸으로 얼음을 닦아내는 스위핑을 지시할 때 동료 선수의 이름을 부른다.

“영미, 기다려”라고 하면 김영미에게 스위핑을 잠시 멈추라고 하는 의미이고, “영미, 더 더 더”라고 말하면 김영미에게 스위핑을 더 많이 하라는 의미가 된다.

스위핑은 리드와 세컨드가 많이 한다. 서드는 스킵의 투구 차례에서 스킵의 역할을 대신 하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유독 김영미 방향으로 스위핑할 일이 많아서 그런지 관중이나 중계 시청자들 귀에 “선영이”(세컨드 김선영의 이름)보다는 “영미”가 더 자주 들리고 있다. “영미가 작전 이름인 줄 알았다”는 반응도 있다.

약 45m 거리 시트에서 동료들이 잘 들을 수 있도록 지시하려면 목청껏 소리를 질러야 한다. 때문에 김은정의 또렷한 목소리는 경기 종료 후에는 다 쉬어버린다.

김은정은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고 난 뒤에도 지치고 쉰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한다.

그는 “아무래도 콜을 많이 하다 보니 경기가 끝나면 목소리가 쉰다. 하루 자고 나면 괜찮아지기는 한데, 올림픽 기간에는 경기가 많아서 대회 기간에는 계속 목이 이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킵 다음으로 콜을 많이 하는 서드 김경애 등 다른 선수들도 목이 많이 쉰다며 동료를 챙겼다.

김은정의 카리스마는 커다란 안경에서도 뿜어져 나온다. 큰 안경 너머로 매서운 눈빛을 쏘며 작전을 구상하거나 스톤을 던진다.

김은정은 경기 내내 퍼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대표팀 선수 모두 경기 중 큰 감정 표현을 안 하는 편이다.

김민정 감독은 “캐나다 여자컬링 대표인 레이철 호먼 팀(세계랭킹 1위)을 우리가 처음 이겼을 때, 무표정하게 똑같은 샷을 한다며 사람들이 로봇 같다고 하더라”라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은정은 “게임을 할 때 거울을 안 봐서 제 얼굴을 모르겠다. 표정 변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샷 생각만 하다 보니 표정 변화가 없는 것같다”며 웃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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