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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 500m 銀 차민규, 광속 코리아 계보 잇는다
2010 밴쿠버올림픽 金 계보 잇는 차민규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모태범, 이상화, 그리고 차민규. 한국 빙속의 계보를 잇는 또 한명의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기대주 차민규(25)가 남자 500m에서 대표팀에게 은메달을 선사한 것이다. 1위와는 0.01초 차이, 한걸음만 더 내딪었어도 금메달은 차민규의 몫이었다. 그만큼 이번 대회 차민규의 컨디션과 기량이 좋다. 

차민규는 묘하게 8년 전 모태범(29)과 닮았다. 모태범은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때 남자 500m 금메달, 1000m 은메달 따내며 단박에 ‘빙속 스타’로 자리잡았다. 모태범은 당시 남자 단거리 종목에서 유럽 선수들의 독주를 끊어냈다. 차민규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의 기록경쟁에서 당당히 은메달을 획득했다. ‘기대주’에서 ‘에이스’로 우뚝 솟았다. 차민규가 500m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가속력이라면 모태범의 발자취를 따라가지 못할 리 없다.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계보를 잇는 빙속 스타가 탄생했다. 차민규가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위와는 불과 0.01초 차이였다. [사진=연합뉴스]

차민규는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단판 레이스에서 34초42를 기록했다. 올림픽 타이기록을 내면서 금메달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러나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호바르 로렌첸(26·노르웨이)는 만만치 않았다. 그는 34초41를 기록하면서 차민규를 0.01초 차이로 따돌렸다. 아쉬운 2위였다.

경기 후 차민규는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벅차다”며 “목표를 달성해 기분 좋다”고 말했다. 또 ‘차민규에게 0.01초란?’이라는 질문에 “짧은 다리”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간발의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 데 대한 아쉬움을 농담으로 표현했다.

차민규는 이번 올림픽 기대주로 꼽히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메달을 예상해 볼 수 있는 ‘예고된 스타’였다. 올림픽 전후로 빙상계에서는 “(차민규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안팎에서 나오곤 했다. 지난 2016-2017시즌 월드컵 2차 대회에서 500m 동메달을 거머쥔 데 이어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도 한 차례 은메달 목에 걸었다. 당시 1위와는 불과 0.001초 차이였다.

그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쇼트트랙에서 다져진 기초체력과 기술이 영향을 끼쳤다. 차민규는 학창시절 쇼트트랙을 주력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한국체대 입학을 앞두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그리고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다. 모태범이 슬럼프를 겪는 사이 차세대 단거리 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4 소치동계올림픽 국내 선발전을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고배를 마셨다. 6개월간 심적으로 고통받았다. 포기할까 망설이기도 했다. 그러나 묵묵히 이겨냈다. 재활을 거쳐 복귀에 성공했다. 이후 국제대회를 휩쓸면서 스타 탄생을 예고했고, 평창에서 올림픽 출전의 한을 풀어냈다.

s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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