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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열병식부터 평창 개막식까지…한반도 긴장의 48시간
-건군절 열병식, 펜스 회담, 김여정 방남, 아베 회담, 평창 개막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한반도가 격동의 ‘48시간’을 맞았다. 8일 평양에선 대규모 건군절 열병식이 열리고 서울엔 미국 펜스 부통령이 도착한다. 이튿날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이 방남하고, 저녁엔 전세계인의 관심 속에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다. 순차적으로 열리는 각 이벤트들은 유기적 고리로 연결돼 있다. 앞선 이벤트의 내용과 결과에 따라 다음 고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과 예측은 쉽지 않다. 북미 긴장은 여전하고 우리는 이를 중재해야하는 중책을 맡았다. 평화와 긴장의 갈림길이다. 전 세계가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48시간 드라마’에 숨을 죽이고 있다.

드라마의 시작은 북한의 건군절 열병식이다. 북한은 건군 7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8일 열병식을 실시한다. 병력 1만3000명 등 모두 5만여명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열병식은 대표적 무력시위로 군사 긴장을 높이는 매개다. 미국 CNN은 이날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미사일 퍼레이드를 벌임으로써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대내적으로는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대외적으로는 급성장하고 있는 핵 프로그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 김일성 생일 105주년 열병식 장면. [사진=노동신문]

불과 몇시간 후인 이날 오후 5시께,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방한한다. 열병식이 열리는 평양과 펜스 부통령이 방문하는 서울과의 거리는 불과 240km. 펜스 부통령의 손엔 ‘인권 회초리’가 들려 있다.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와 동행하며 천안함 기념관도 방문한다. 북한 정권의 폭력성과 야만성, 인권탄압 실상을 낱낱이 밝히겠다는 의지가 그의 행동 동선에 낱낱이 녹아있다. 북한에 대해 ‘불량국가’, ‘무법자’, ‘깡패정권’ 등 강도높은 단어를 사용해 북한을 비난한 펜스 부통령은 전날에는 일본에서 아베 총리와 만나 북한에 대해 “압력을 최대한 높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재자(negotiator)’ 문재인 대통령도 ‘평창 외교전’의 하이라이트를 맞는다. 특히 8일은 펜스 부통령은 물론 중국측까지 만나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정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접견하고 저녁에 펜스 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대화 결과에 따라 남북대화는 물론 북미대화 그리고 한반도 평화 구축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만찬을 갖는 비슷한 시각엔 강릉 아트센터에선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도 예정돼 있다.

절정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일인 9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방남이다. 김정은이 가장 믿는 혈육이 김여정이다. 김여정의 방남은 북한 최고 실세를 보낸다는 점에서 북한의 ‘미소 전략’의 정점이다. 청와대도 전날 김여정의 방남 발표에 대해 ‘환영한다.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려는 북쪽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와의 만남도 9일 예정돼 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를 정상회담에서 공식 제기하겠다고 밝혀둔 상태여서, 양 정상간의 만남엔 팽팽한 긴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소 여유로운 측은 문 대통령이다. 역사문제와 양국미래협력 두가지는 별개의 문제로 각각 다루겠다는 투트랙 전략이 문재인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아베 총리 역시 다음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한국측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방한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막리셉션은 각국 대표단의 만남 자리가 될 전망이다. 최대 이벤트는 김여정과 펜스 부통령의 우연한 만남이 가능성이다. 김정은의 동생(김여정)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2인자(펜스)의 만남이란 의미가 있다. 평창올림픽 폐막(25일) 이후 한반도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장면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9일 저녁 8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 하이라이트는 남북한 동시 입장이다. 한반도기를 들고 남북 올림픽 대표단은 함께 입장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줄곧 제기되며 북한의 도발과 이에 대한 미국과 유엔의 동시제재로 높아졌던 긴장 상황이 풀렸음을 알리는 상징적 장면이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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