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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입관도 아직…‘말만 지원’ 현장 올스톱”
-검안지시서 없어 장례절차 진행 못해

-유족들 분통…합동분향소에 참여안해



[헤럴드경제]“그저 참담한 기분입니다. 아직 입관도 못 하고 제대로 된 장례 절차도 진행이 안 된 상태입니다.” 188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이틀째인 27일 오전 빈소가 마련된 밀양 희윤요양병원 장례식장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이곳엔 김모(90ㆍ여) 씨를 비롯, 화재 희생자 3명의 빈소가 차려져 있다.

유족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힘없이 빈소에 앉아있거나 멍하니 허공을 쳐다볼 뿐이었다. 이들은 검사의 검안지시서가 아직 발부되지 않아 장례 절차도 제대로 진행을 못 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사진>27일 오전 경남 밀양시 삼문동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밀양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서 한 추모객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씨의 사위인 이모(52) 씨는 “정부에서는 최선을 다해 유족들을 지원해 주라고 하는데 현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검안지시서가 없어 아직 입관도 못 하고 빈소엔 상만 차려 놓고 음식도 못 올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씨에 따르면 세종병원 3층에 입원 중이던 김 씨는 화재 당시 숨져 천으로 덮인 채 아스팔트 위에 방치되어 있었다. 이를 뉴스로 보고 현장으로 달려온 유가족들이 현장 통제를 뚫고 들어가 얼굴을 확인, 현재 빈소가 차려진 희윤요양병원으로 모셨다.

이 씨는 “어제 빈소를 차린 뒤 지금까지 잠도 못 자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말로만 지원해 준다고 하지 현장에서는 모든 것이 올스톱된 상황이다. 이는 유족들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행위 아니냐”고 털어놨다. 김 씨의 유족들은 합동 분향소에 영정 사진을 올리지도 않았다. 장례 절차도 진행이 안 되는 상황에서 합동 분향소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는 생각에서다.

검사의 검안지시서가 발부된 사망자는 아직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유족 지원을 나온 경남도 관계자는 “검안지시서가 있어야 입관 등 장례 진행이 되는데 워낙 큰 규모의 사고에 현장 수습 등을 하느라 아직 발부하지 못한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족마다 도 공무원 한 명씩 담당자를 붙여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유족들이 마음이 크게 상한 만큼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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