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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장기증 후에도 건강 유지하는 사연보고 용기 얻었죠”
-올해 첫 생애 신장기증자 황아현(44ㆍ여)씨
-“사람들 도울 수 있어 기쁘다”며 소감 밝혀
-신장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 아직 많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더 값지고 귀한 일이 있을까요.”

주부 황아현(44)씨는 당찬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해 지인의 권유를 통해 사후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한 그는 누군가 삶에 도움이 되고 싶어 장기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생애 신장 기증에는 큰 용기가 따랐다. 신장 기증에 대한 나쁜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씨는 신장을 기증한 후에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기증인들의 사연을 접하며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TV에서 혈액투석 환우들의 투병생활을 볼 수 있었습니다. 투석 치료로 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환우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어요. (이들중) 단 한명에게라도 건강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황 씨는 신장기증을 위해 운동과 식이조절을 병행하며 3kg 가량 체중을 감량했고, 금주를 하는 등의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수술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신장이식 한덕종 교수팀 집도로 진행됐다. 

수술을 앞두고 소감을 전하고 있는 주부 황아현(44ㆍ울산광역시)씨. [제공=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황 씨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생면부지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한 967번째 주인공, 2018년도 첫번째 장기기증자다.

황 씨는 각막과 뇌사 장기기증 서약에도 동참한 상태다. 요양병원에 있는 환우들을 위한 이미용 봉사활동을 꾸준히 진행하며 무료급식봉사활동도 5년째 수행하고 있다.

황 씨에게 신장을 기증받은 50대 주부 김모 씨는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지난 2002년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고, 이후 16년간 고된 투병생활을 해왔다. 오랜 투병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쳤다고 했다. 남편 또한 4년전 전립선 암을 진단받고 그녀와 투병생활을 함께 하는 중이다.

수술을 앞둔 김 씨는 “기적적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게 돼 앞으로의 삶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게 생명을 나눠준 기증인의 사랑과 용기를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고 말했다.

김 씨의 남편도 “이식만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환우들에게도 신장이식의 기회가 찾아와 건강을 되찾으면 좋겠다”며 “우리 가족이 받은 사랑만큼 더 많은 이들에게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알리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진탁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도 황 씨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아무런 대가없이 모르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는 순수 신장기증인이 탄생해서 매우 뜻깊다”면서 “황 씨의 사랑이 더욱 뻗어나가 더 많은 환우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27년간 진행된 신장이식 수술로 약 1000명의 신장병 환자들이 새 삶을 얻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신장병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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