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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수능, 졸업생이 유리할까?
-“수능 만점자 졸업생ㆍ재학생 동수” 첫 공개
-“1등급 내 졸업생 비율은 40% 대” 분석도
-“수험생 알 권리” 주장…“입시전략 도움 안돼” 반론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가 지난 11일 발표되면서 재학생과 졸업생 간 유ㆍ불리 여부가 쟁점화 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만점자와 각 영역 별 졸업생 비율 등 관련 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가운데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채점 결과에 대한 발표 브리핑 말미 수능 만점자 수를 묻자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마이크를 건네받아 직접 만점자 수를 밝혔다. 성 원장은 “언론과 사교육기관에서 이번 수능이 졸업생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처럼 얘기해 예외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운을 떼며 “수능만점자는 재학생 과 졸업생이 각각 7명, 검정고시 1명 등 총 15명”이라고 밝혔다. 만점자 숫자를 평가원이 직접 밝힌 것은 수능 실시 후 처음이다. 

앞으로도 전 영역 만점자 수를 공개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성 원장은 “수능 결과에 대해 사교육기관이 굉장히 빨리 움직이면서 현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아보여 이번에는 발표했고 내년에도 영역별 만점자나 전과목 만점자 발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검토 결과에 따라 재학생과 졸업생 간 유ㆍ불리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사교육업계에서는 가채점 결과를 통해 이번 수능 시험 각 영역별 1등급을 차지하는 상위권 학생들 중 40~50%가량 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체 수능응시생 중 졸업생이 25%가량임을 비춰볼 때 상위권 학생 중 재수생 비율이 높은 편이다.

특히 이번 수능의 경우 포항지진으로 연기된 1주일 동안 학습 패턴을 재수학원에서 통제한 졸업생과 달리 재학생들의 경우 긴장이 풀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수능 시험에서 졸업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비단 이번 수능에서만 나온 얘기는 아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1년 동안 표본을 뽑아 추적해 본 결과 재학생과 재수생 간 평균 점수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며 “재수생은 이미 지난해 어려운 수능의 영어영역을 경험한 만큼 자신이 어느정도 공부하면 1등급이 나올지 가늠해 나머지 시간을 다른 영역 학습에 썼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유ㆍ불리 여부와 관계 없이 이같은 정보를 공식적으로 평가원이 공개할지 여부는 별도 문제다. 시험의 공정성 확보와 교육적 측면을 고루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시전략을 세우기 위해 가급적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평가연구소장은 “매년 5월쯤에 전년도 수능성적을 분석하면서 졸업생과 재학생의 평균 정도만 공개하고 있는데 수험생과 학부모 알권리를 충족하려면 등급별로 재학생과 졸업생 비율이나 평균, 표준편차 등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면 좋다”면서도 “평가원이 교육목적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지금까지 고수해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평가원 차원에서 성별이나 재수 여부 등 외부 변인을 통해 수능 성적을 분석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류성창 국민대 교육학과 교수는 “우선 수능 데이터이기 때문에 이를 추가적으로 분석하려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수험생이 동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기술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또한 “차등 데이터가 입시 전략에 도움이 되려면 전체 수험생에 대한 데이터보다 내가 지원하는 대학에 한정해학생들에 대해 재수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점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야 하는데 이런 데이터는 각 대학이 분석해서 내놓지 않는 한 평가원 차원에서 내놓을 수 있는 자료가 아니라서 수험생들에게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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