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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D-1]“수능 두번보는 기분”…단단해진 59만 수험생, 다시 출발선
- 22일 2차 예비소집…포항 수험생도 “준비됐어요”
- 정부, 포항 시험장 별 13명 안전요원 배치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또 다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이 돌아왔다. 경북 포항지역에 규모 5.4의 강진이 덮쳐 수능 시험이 연기된지 1주일 만이기도 하다. 지진의 공포 속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던 포항 지역 뿐 아니라 전국의 59만 3527명의 수험생이 단단해진 마음과 실력으로 다시 출발선 위에 섰다.

22일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0개 시험장에서 예비소집이 이뤄진다. 안전 및 수험생의 정서적 불안 우려로 변경된 포항지역의 4개 시험장도 포함됐다. 아울러 만약의 여진에 대비해 경북 영천과 경산 지역에 준비되는 12개 시험장에 대한 준비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또 다시 수능 D-1이 돌아왔다. 새롭게 주어진 1주일 동안 수험생들은 더 단단해진 마음과 실력으로 공정한 경쟁을 위해 출발선에 섰다. 포항지역 수험생들 역시 여진의 공포를 딛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난 20일 지진 피해를 입은 학교에 등교해 마지막 공부에 매진하는 포항고등학교 학생들. [사진=연합뉴스]

수험생들 대부분 수능 시험이 연기된 이후 분실 우려로 수험표를 학교에 반납한 상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날 오전 다시 자신의 학교에 모여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수험표를 받고 유의사항을 다시 전달받았다. 특히 포항 지역 수험생들 중 시험장이 바뀐 경우 오후 중 변경된 시험장을 찾아 위치와 교통편을 확인하고 안내도를 통해 시험실의 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지난 1주일 간 수험생들은 자신의 미진한 부분을 보충하며 결전을 위한 마음을 다지는 기간을 보냈다. 재수생 김지우(21) 씨는 “사실 원래 수능이 있었던 16일에는 감기로 컨디션이 안 좋았기 때문에 새로 주어진 일주일이 큰 기회였다”며 “부족한 부분을 마지막으로 정리했기 때문에 한과목 정도는 등급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내 A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수험생 이모(18)군 “처음 연기 발표를 들었을 때 학교 친구들 모두 난리가 났었지만 곧 차분해졌고, 지난 한 주 동안 다들 열심히 준비했다”며 “지난 주말에 독서실에 갔다가 늦게 집에 돌아오니 부모님이 ‘아직도 공부할 게 남았냐, 16일에 수능 봤으면 어쩔 뻔 했냐‘고 농담하셔서 기분이 많이 풀렸다”고 전했다.

포항 지역 수험생들도 여진과 어수선한 대피소 생활로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았다. 이들은 내진 설계로 피해가 적은 공공 도서관이나 무료로 학습공간을 제공한 학원 등에서 수험생활을 마무리했다. 포항고등학교의 권일 교사는 “학생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안정됐고 충분히 시험을 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다“고 전하면서 “여진도 많이 잦아들면서 이정도면 혹시나 시험 중간에 약간의 진동이 느껴지더라도 굳이 대피하거나 하지 않고 시험을 칠 수 있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지역과 개인별 민감도에 따라 진동이 느껴지는 정도가 다른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권 교사는 “각 수험장 별로 만약의 경우 대체수험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20~25대의 대형버스가 세워져 있는데, 이를 본 아이들이 두려움 보다는 정부의 준비에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의 수험생들도 포항 수험생들이 큰 문제없이 공정하게 경쟁하기를 바랐다. 이 군은 “23일은 지진이 발생하지 않고 포항 친구들이 시험 잘봐서 내년에 함께 공부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수능 당일인 23일 포항시내 12개 고사장에 총 156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소방관 4명, 경찰관 2명 건축구조 기술자 2명, 전문 상담사 1명, 의사 1명, 수송 담당자 3명 등으로 구성됐다. 시험장 책임자인 교장과 시험 감독관이 시험 진행 상황을 전반적으로 책임지는 가운데 수능시험비상대책본부장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포항교육지원청에서 비상대기할 예정이다.

김 부총리는 “수능 당일 수능시험장 책임자와 시험실 감독관이 학생 안전을 위해 ’수능 도중 지진 발생 시 행동 요령‘에 따라 내린 판단과 결정에 대해 추후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지진 발생에 따라 수능에 차질이 생겨 수험생이 감독관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내면 법률 지원과 소송 비용도 모두 부담할 방침이다.

김 부총리는 수험생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피해와 복구 현황, 시험장 상태, 응시 여건 등 각종 사항을 철저히 점검해 안전에 한 치의 빈틈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스스로의 도전과 인내를 믿고 더욱 심지를 굳게 해 지금까지 걸어온 그 길이 빛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힘을 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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