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성범죄에 청원 2만명 넘어…‘안사요’ 불매 운동까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인터리어 가구업체 한샘에서 연달아 발생한 성추문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논란은 지난해 말부터 5개월 간 3차례 성폭력 피해를 당한 신입 여사원 A모(25) 씨가 피해 사실을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이 소비자 불매운동 및 교육담당자 처벌 청원에 나선 가운데, 5일 A 씨가 사측에 사건 축소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찰에 재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내 몰카→성폭력→성폭력 2차 시도’, 5개월새 성추문만 세번째
A 씨와 변호인의 주장에 따르면 A 씨는 입사 후 5개월 새 사내 몰래카메라, 직장 상사 성폭행, 직상 상사 성폭력으로 세 차례나 피해를 당했다.
A 씨는 지난 1월 A 씨는 한샘 교육담당자 B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B 씨는 앞서 지난해 12월 A 씨가 남자동기로부터 여자 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 피해를 당하자 경찰서 동행자로 나서며 A 씨와 연락을 주고 받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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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샘 본사 주변. [사진제공=연합뉴스] |
그러나 A 씨에 따르면 사내 성폭력은 두 차례에 그치지 않았다. A 씨는 지난 4월 B 씨의 성폭행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샘 인사팀장 C 씨로부터 허위진술을 요구받고 이와 함께 부산 리조트로 불려가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할 것을 요구받는 등 또 한 차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씨 측은 “몰카 사건 때 B 씨가 경찰서에 동행하는 등 도와줘 고마웠지만 이성으로 느끼지는 않았다. B 씨가 갑자기 성관계를 요구해 격렬히 저항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사측의 사건 축소 의혹 제기하며 재고소 의지 밝혀…경찰 수사에 새로운 국면 열리나
현재 A 씨는 성폭행 및 사측의 사건 축소 의혹과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재고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샘도 수사기관과 고용노동부 등에 사건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혀 재수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A 씨는 당시 C 씨의 제안대로 진술서를 제출했고 경찰과 검찰은 B 씨에 대해 성폭행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C 씨는 지난 1월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할 수 있다”거나 “유사 사건에서 남녀 둘 다 해고됐다”며 A 씨를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결정에 대해 A 씨는 “B 씨가 집까지 찾아와 압박했고, 회사를 다녀야 하는 처지여서 따를 수밖에 없었다”며 “정직 결정 이후 경찰에서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아 고소도 취하했다”고 말했다.
A 씨가 항고가 아닌 재고소 의사를 밝히면서 수사는 다시 경찰로 넘어왔다. 경찰 측은 “동일한 내용으로 고소가 진행될 경우엔 수사가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성폭행 사건이 아닌 사측의 사건축소 의혹으로 고소건이 들어올 경우에는 재수사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다른 내용의 고소가 들어오면 수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 씨와 변호인은 최근 작성한 글에서 성폭행 사건 이외에도 사측의 사건 축소 의혹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사회적 파장 일파만파…가해자 처벌 청원은 2만 명 달성
가해 남성들과 한샘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사측은 3일 사내 게시판에 가해자들에 대한 조치사항을 공개했다.그러나 사측의 해명에도 사회적 공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샘에 따르면 B 씨는 A 씨 진술 등을 근거로 지난 2월 3개월 정직처분을 받았다. C 씨는 수습 해지 인사와 관련해 할 이야기가 있다며 A 씨를 부산의 한 리조트로 유인해 성폭행 시도를 한 사실이 적발돼 해고된 상태다.
지난 4일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서울중앙지방경찰청에 한샘 교육담당자 성폭행 사건 올바른 조사와 처벌을 청원합니다’ 글은 목표한 1만명을 이틀만에 초과달성했다. 같은 날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한샘 성폭행사건 수사 촉구 청원도 1만 2000여 명이 서명한 상태다.
지난 주말에는 한샘 불매운동 조짐도 보였다. 현대홈쇼핑은 5일 오후 예정된 한샘 소파 판매 방송을 연기했다. 롯데홈쇼핑 한샘 매출도 평소보다 약 1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kace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