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우디, 부패 왕자ㆍ장관 등 무더기 체포…왕세자 권력강화 일환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반(反)부패위원회가 11명의 왕자와 수십 명의 고위 관리들, 저명 사업가들을 대거 체포했다고 4일(현지시간) 알아라비야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모하메드 빈살만(32) 제1왕위계승자(왕세자)의 권력 강화 행보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사우디 왕실은 트위터에 발표한 성명에서 “부패와의 전쟁은 테러와의 전쟁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빈살만 왕세자 [사진=AP연합]

현지 언론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안보당국이 고위 인사들의 국외 도주를 막기 위해 홍해 연안도시 제다에 있는 자가용 제트기들이 이륙하지 못하게 조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올해 초 TV 인터뷰에서 “부패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장관이든 왕자이든 관계없이 지위를 박탈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체포된 왕자들과 고위 관리들의 신분에 대한 세부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날 붙잡힌 인물 중에는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탈랄 왕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빈탈랄 왕자는 살만 국왕 사촌으로 아랍권 최대 부자로 꼽힌다. 그가 소유한 킹덤홀딩스는 디즈니, 21세기 폭스, 애플, GM 등 글로벌 기업들의 상당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체포된 것이 사실이라면 국내외에 미칠 충격파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은 살만 국왕의 지원 아래 빈살만 왕세자의 친정체제가 한층 공고화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사우디 왕권은 국가방위부 장관을 빈살만과 왕세자직을 두고 경쟁했던 미텝 빈압둘라에서 칼레드 빈아야프로 교체했다. 또 경제부 장관에는 정부자산 매각 정책을 이끈 HSBC 중동 최고경영자(CEO) 출신 모하메드 알투와즈리를 임명하는 등 요직을 친위인물로 교체해왔다.

한편 빈살만 왕세자는 탈석유시대를 대비한 국가경제 기반을 다지기 위해 다양한 개혁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여성운전을 허용하는 등 여성의 경제활동을 장려하는 것은 물론, 국유자산 민영화, 국가보조금 축소 등의 개혁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정책에 반대하는 일부 세력의 불만도 싹트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ha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