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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성추문, 美 정계에도 불똥
-클린턴ㆍ오바마, 사건 알려진지 5일 만에 비판성명 발표
-과거 와인스타인에게 각각 8000만원 육박하는 후원금 받아
-팰트로ㆍ졸리 등 유명 배우도 추가 피해 폭로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이 미 영화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그 불똥이 정계에도 튀었다. 와인스틴의 후원을 받은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성추문에 침묵하면서 비판이 일고 있는 것. 뒤늦게 비판 성명을 내놨지만 시선은 곱지 않다.

10일(현지시간) CNN 등 미 언론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와인스틴 추문이 알려진지 5일 만에 공식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성명에서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폭로는 충격적이고 소름끼친다”며 “피해 여성들이 언급한 그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 여성들의 용기와 다른 이들의 지지가 이런 일을 막는 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와인스틴의 기부금을 반환할 것인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성추문에 휩싸인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사진제공=AP]

와인스틴은 지난해 6월 자신의 뉴욕 저택에서 클린턴 대선 출마를 위한 모금행사를 주재했다. 당시 약 60명이 참석했으며 1인당 최소 3만3400달러(약 3780만원)를 기부했다. 같은해 10월에는 힐러리 승리 펀드(Hillary Victory Fund) 후원을 위해 유명인들을 불러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후원했다. 미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따르면 와인스틴이 나서 모금한 힐러리 대선캠프 후원액은 6만9880달러(약 7900만원)에 이른다.

와인스틴은 힐러리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른바 ‘르윈스키 스캔들’로 법적 분쟁에 휘말렸을 당시에도 거액의 소송비용을 지원한 바 있다.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도 비판 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오바마는 “미셸과 나는 와인스틴 관련 보도에 역겨움을 느낀다”며 “그런 방식으로 여성을 비하하고 모멸감을 주는 사람은 부와 지위에 관계 없이 비난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앞장선 여성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도 했다. 마찬가지로 기부금 반환 관련 언급은 없었다.

정치 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2012년 와인스틴은 오바마 재선을 위한 선거 캠프 ‘미국을 위한 오바마(Obama for America)’에 5000달러(약 560만원) 이상, ‘오바마 승리 펀드(Obama Victory Fund)’엔 6만6000달러(약 7400만원) 이상 후원했다.

미셸 오바마 역시 와인스틴과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학생영화 심포지움 행사에 참석한 미셸은 “하비는 훌륭한 사람이자 좋은 친구이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힐러리와 오바마 모두 세간의 비판을 의식해 뒤늦게 비판 행렬에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CNN은 와인스틴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상황에서 이들이 침묵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클린턴 부부와 오바마는 자신들이 민주당 내에서 가장 인지도 높고 사랑받았던 지도자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던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이들을 겨냥해 “모든 지도자는 (와인스타인의 범죄 행위를) 비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와인스틴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안젤리나 졸리(왼쪽)와 기네스 팰트로. [사진제공=AP]

한편 와인스틴에게 성희롱 및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의 추가 폭로가 줄을 잇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유명 배우 기네스 팰트로와 안젤리나 졸리도 과거 와인스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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